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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남편연구소 Nov 01. 2019

위로에 관하여 : 나도 그럴 때가 있어

올해 여섯 살 인 딸아이는 그 또래 여느 아이들이 그렇듯 (어른들이 보기엔) 사소한 일에 화를 내고, 억울해하고, 슬퍼합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감정이 복받쳐서 울기도 하고 화도 내고 삐치기도 합니다. 살면서 희로애락은 항상 느낄 수밖에 없기에, 적절하게 느껴야 하기에, 슬픔이나 화 같은 부정적 감정도 가능하면 받아주려고 합니다.

특히 본인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할 때, 세상 잃은 듯 울고 떼를 쓸 때면 강력하게 진압(?)하고 싶은 마음이 올라옵니다. 그럴 때마다 심호흡 두 번 하고 아이에게 말해줍니다. '우리 딸 슬프구나. 우리 딸 억울하구나. 아빠도 그런 적 있었어. 아빠도 그럴 때가 있어'라고 말해줍니다. 항상 효과가 있는 건 아니지만 아빠가 자신을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으로도 감정을 많이 추스르더군요. 저 역시 힘들고, 슬프고, 화가 나는 일을 아내에게 말하면 아내도 제게 '그럴 수 있겠네. 나도 그럴 때가 있어'라고 말해줍니다. 그럴 때면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걸 느낍니다.

지적하고 충고하는 사람이 넘치는 세상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가족에게 기대하는 것은 위로가 아닐까 싶습니다. 공감하고 위로하는 데 어떤 특별한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저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럴 수 있다, 나도 그럴 때가 있다'라고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습니다.


Small things often.


* 지난겨울 사무실에서 발견한 짝짝이 양말, 누가 지적하면 '패션 센스'라고 우기려 했지만.. 아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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