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좋은남편연구소 Nov 16. 2019

딸 바보가 되고 싶다는 후배 E에게

아직 아이도 생기지 않았는데 종종 저에게 '딸이 있어서 부럽다', '나중에 딸을 낳아서 딸바보'가 되고 싶다는 후배님께 말씀드립니다. 미리 암기해두면 나중에 살림살이에 도움이 될 거라 믿습니다.


결혼 전 못지않게 아내에게 사랑 표현을 계속하는 것이 좋습니다.

모든 아버지들이 딸아이에게 사랑을 많이 주길 원합니다. 그렇다면 딸이 태어나기 전부터 아내에게 애정 표현을 많이 해둬야 딸아이에게도 애정 표현을 잘할 수 있습니다. 딸아이가 태어났다고 아내에게도 안 하던 애정표현을 하는 것은 생명을 단축시키는 비법이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여자의 질투가 얼마나 무서운지.. 굳이 아침드라마를 보지 않아도 알게 될 겁니다.


아내와 갈등이 생기면 피하지 않고 대화로 해결하는 법을 연습하고 연습하셔야 합니다.

영원히 귀여운 얼굴로 까르르 웃으며 아빠에게 안길 것 같은 딸아이와도 머지않아 갈등이 생기게 됩니다. 그럴 때 그 갈등을 제대로 해결하지 않으면 '행복의 유통기한은 5년 이내'가 될 겁니다. 귀여운 딸아이도 여섯 살만 되면 말대답을 또박또박합니다. 닭 모래집(a.k.a 닭똥집)만 한 입술로 어찌나 불평, 불만, 짜증, 원망을 쏟아내는지.. 아내와 갈등 상황을 상상하면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아이가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탈 때, 말도 안 되는 일로 짜증을 낼 때, 버르장머리 없이 행동할 때... 그 감정을 이해해주고, 받아주면서도 훈육을 해야 합니다. 평소에 아내와 대화하면서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훈련하지 않으면 딸바보가 아니라 그냥 바보가 될 겁니다.  


아내가 인정하는 남편이 되어야, 딸에게도 인정받는 아빠가 됩니다.  

앞서 말한 대로 아내에게 애정 표현을 하고, 아내의 감정을 잘 이해하고, 자신의 감정도 적절히 잘 표현하면 아내에게 인정받는 남편이 될 가능성이 조금(?) 있습니다. 그것이 기본입니다. 왜냐하면 아내가 남편을 인정할 때 딸아이 앞에서도 '아빠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주니까요. 스스로 본인이 '나는 괜찮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주변에서 '저 사람 괜찮은 사람'이라고 말해주어야 효과가 좋습니다. 아내는 딸아이의 Best Friend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그러니 아내가 당신을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어린 시절에는 '아빠랑 결혼할래요'하는 딸은 많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도 어린 시절처럼 아빠를 좋아하고 따르는 딸은 아쉽게도 많지 않습니다. 우리는 단순히 '딸을 사랑하는 아빠'가 아니라 '딸에게 오래 사랑받는 아빠'가 되어야 합니다. 그것은 길고 좁고 어려운 입니다. 그러니 '바보'가 되고 싶다는 '바보'같은 말은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Small things often.


* 딸바보가 아니라 그냥 바보가 그린 그림...


매거진의 이전글 위로에 관하여 : 나도 그럴 때가 있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