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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남편연구소 Nov 28. 2019

늦은 밤 그리고 잠투정 (feat. 욱이 차오른다)

많은 부모들이 고민하는 영역이 '아이에게 욱하고 싶지 않다'입니다. 그 작은 신생아 시절에도 시도 때도 없이 울고, 등에 매우 민감한 센서가 붙은 것 마냥 눕히는 순간 우는 아이를 보면 나도 울고 싶고, 때로는 아이에게 화도 납니다. 조금 더 자라서 말을 하기 시작하면 '생떼'를 시간과 장소를 구분하지 않고 부릴 때 속에서 마그마가 솟구칩니다. 특히 식사할 때 밥투정, 잠들기 전에 잠투정은 정말 사람을 문자 그대로 '환장'하게 만들죠.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하지만 아내는 아이가 잠들기 전까지는 퇴근하지 못합니다. 저녁 8시가 넘으면 아내의 에너지는 이미 고갈되었고, 이제는 '악으로 깡으로' 버티는 수준이 됩니다. 그런데 아이는 양치부터 시작해서 침대에 눕기 전까지 온갖 조건을 붙이고, 약속을 어기고, 막무가내로 우기면서 '잠투정'을 시작합니다. 이런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서 이때 우리 남편들은 행동을 주의해야 합니다.


1. 아내가 화를 낼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기

늦은 시간에 아이를 재우는 것은 특히나 힘든 일입니다. 하루 종일 힘들게 한 녀석이 밤에는 더욱 힘들게 하는 건.. 마치 퇴근 직전에 일을 잔뜩 시키는 팀장같이 얄밉고 짜증 날 수 밖엔 없을 겁니다. 아내도 사람이라 결국 '폭발'할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라기보다는 아내 스스로도 '참을 수 없어서'일어나는 사고 같은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아이에게 화낸 후에 아내는 더 힘들어합니다.  그러니 아내도 아이도 모두 사고의 피해자입니다. 아내를 위로하고 다독여줘야 합니다. 괜찮다. 그럴 수 있다. 당신이 많이 참았다. 내가 못 도와줘서 미안하다고.. 아내의 감정을 인정해주시길 바랍니다.


2. 아내 뒤에 숨지 말고, 아내 앞에 나타나기

아내가 폭발할 때 괜히 '애한테 왜 그래?'라고 하면 '끝'입니다. 그렇다고 아이에게 '엄마한테 왜 그래!'라고 해서 아이를 울리면 그것도 '끝'입니다. 그렇다고 지쳐서 쓰러진 아내 뒤에 숨어서 '여보, 어떻게 해봐'라고 해도 '끝'입니다. 차라리 아이를 데리고 나가서 얼르고 달래서 진정시키는 소방수가 되어야 합니다. 아내에게 잠시 쉴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데리고 가서 아이에게 '엄마에게 버르장머리 없이 군다'며 혼내서 더 울리면 '더' 혼납니다. 아이에게는 힘들지? 화났지? 라며 아이의 감정을 달래주고, 진정시킨 후에 두 사람을 만나게 해 주면 됩니다. 생각보다 두 사람은 훨씬 친합니다.


'나도 힘들다'는 투정은 아내와 아이가 지칠 때, 예민할 때만큼은 잠시 미뤄두시길 권합니다. 그것이 어른이고 가장이고 남편이고 아빠입니다. 만약 이것도 저것도 하기 어려우면 거실 청소라도 하시길 바랍니다. 그래야 '까방권(까임 방지권)'은 확보할 수 있을 겁니다.


Small things often.


* 아이는 잘 때, 사진으로 볼 때 그리고 자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볼 때 예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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