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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무료이지만 나잇값은 유료입니다.

by 좋은남편연구소

대리/과장 시절에 패밀리 세일 소식을 듣게 되면 부서 막내부터 또래인 동료들에게 알려주곤 했습니다. 일부 브랜드는 아직도 오프라인에서 패밀리 세일을 하지만 요즘에는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서 세일을 많이 하더군요. '자사 쇼핑몰 회원가입을 위한 프로모션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가끔은 득템을 할 수 있으니 부서 단톡 방에 몇 번 정보 공유 차원에서 올리곤 했습니다.


그런데 또래 동료 중 한 분이 부서 단톡 방에 글이 올라오는 것, 특히 저같이 선임(?) 선배가 올리는 글은 정보성이든, 유머든 불편해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순간 '서운한데?'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조금 지나서 '짧게라도 무슨 반응을 해야 할 것 같고.. 저렴하게 잘 샀다고 말해야 할 것 같고.. 불편한 마음이 들 수도 있겠구나..' 하는 마음이 올라왔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후배들과 허물없이 지냈는데.. 막내들과 점심이나 저녁에 맥주 한 잔도 쉽게 제안했는데..' 하는 생각을 꽤나 오래 했다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그렇게 몇 년이 몇 번을 지나서 벌써 십수 년이 지났다는 사실도 깨달았습니다. 예전에 제가 부담스럽게 생각했고, 어렵게 대했던 선배들이 이제는 그들에게 내 모습이라는 사실에 조금은 아쉽고 조금은 어려웠습니다.


제가 젊었을 때는 '나이를 먹을수록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는 말을 했지만 요즘 젊은 친구들은 '우리가 시간이 없지 돈이 없냐'는 말을 한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나잇값이 지갑의 두께를 의미했지만 이제는 나잇값을 하는데 더 어려워진 듯했습니다. 나잇값..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드는 밥입니다.


오늘 글을 쓰다가 <전기는 국산이지만 원료는 수입입니다>라는 예전에 여기저기 붙어있던 공익광고가 생각나더군요.

Small things of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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