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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남편연구소 Nov 19. 2020

부부로 산다는 것 - 딸의 생일은 아내가 엄마가 된 날

오늘은 딸아이의 생일입니다. 무남독녀 외동딸이지만 매우 조용히 어찌 보면 평범한 날처럼 보내왔습니다. 백일잔치나 돌잔치도 하지 않고 그냥 조그마한 케이크를 하나 사서 가족끼리 먹는 게 전부였지요. 그러다가 올해는 'Birthday Party'를 한 번 해주자고 뜻을 모았습니다. 내년에 학교에 가는 터라 '어린이'가 되기 전에 생일을 챙겨주고 싶었거든요.


그렇다고 좋은 레스토랑이나 호텔 뷔페를 간 건 아닙니다. 파티용품을 사서 거실을 꾸며주고 아이에게 고깔모자를 씌워서 과일과 케이크로 차려진 생일 상과 함께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었습니다. 기억에 오래 남길 바라는 마음에 휴대폰으로 사진/영상도 찍었지요.


하지만 오늘 제가 가장 신경 쓴 것은 아내에게 선물한 장미꽃과 편지입니다. 매년 아이의 생일을 '아내가 엄마가 된 날'로 생각하고 작은 선물과 짧은 편지를 써서 줬습니다. 아이의 생일상을 준비하고 지친 아내가 책상 위에 놓인 엽서를 읽고서는 "고마워요"라며 싱긋 웃었습니다.


부부로 산다는 것은 부모가 된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결혼 후에 인생은 부부라는 시폰 위에 부모라는 생크림을 얹고 자녀라는 체리 장식을 얹은 케이크와 비슷한 거 아닐까..  오늘 딸아이가 맛있게 먹을 케이크를 보면서 생각해 봅니다.


Small things often.


* 핑크를 좋아하는 아내를 위한 장미 한 송이, 무지개를 좋아하는 딸아이를 위한 장미 한 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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