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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번 말하기보다 1번 보여주자.. 그래도 될라나?

by 좋은남편연구소

영상통화로 아이와 툭닥거린게 몇 번째인지.. 다행히 지금까지 심각한 충돌은 없었고, 언제나 화해하면서 아름답게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주중 1회, 주말 1회로 나름 중재안도 만들었고, 안부인사답게 짧고 굵게 통화하자고 저의 기대 수준도 조정했습니다.


그래도 아이가 바라는 수준, 장난치고 싶은 마음과 제가 생각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기에 가끔씩 저 혼자 마음의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리고 아주 가끔 아이에게도 마음의 상처를 주었지요. 결국.. 오랜만에(?) 아이를 울리고 말았습니다.


[참고 글 - https://brunch.co.kr/@goodhus/378 ]


문득 '내가 부모님에게 하고 싶은 말, 해야 할 말을 아이에게 시키는 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내에게는 '시부모님께 안부 전화 좀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 번도 한 적 없어서.. 스스로 대견(?)해 했지만 효도의 외주화(!)라는 측면에서 보면 저 역시 비슷한 사람이었습니다.


오늘은 제 생일이라 조금 일찍 퇴근해서 아이와 이런저런 놀이를 했습니다. 그리고는 "이번에 병원놀이하고 나서 아빠는 할아버지한테 영상통화할 거야. 은서는 말 안 해도 돼요. 아빠가 통화할 때 옆에 있고 싶으면 있고 방에 있고 싶으면 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께 영상통화를 했습니다. 어머니는 저녁식사를 하시다가 받은 영상 통화에 '손녀'가 아니라 '중년 남성'이 나와서 조금 놀라셨습니다. 예상치 못한 전개였겠지요. 그리고 어머니께 "엄마, 저 낳아주셔서 고마워요. 사랑해요. 아.. 그리고 아버지 바꿔주세요. 아빠, 저 낳아주셔서 감사해요. 사랑합니다."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부모님도 제게 '사랑한다. 축하한다'라고 말씀을 해주셨지요.

딸아이는 제 옆에 있다가 참지를 못하고 '와!!!' 하는 괴성을 시작으로 알 수 없는 말을 한참 하더니 "아빠 낳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라면서 인사를 했습니다. 녀석이 스스로 즐겁게 참여한 몇 안 되는 영상통화였습니다. 이제 딸아이가 함께 해야 이해하고, 따라 하는 나이가 되었구나.. 싶었습니다. 육아가 점점 어려워지네요. 하하!


Small things of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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