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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남편연구소 Dec 02. 2020

부부회화: 부탁에는 '왜'보다 '어떻게'가 먼저입니다

살면서 '왜'라는 질문은 매우 중요합니다. 개인적으로는 6하 원칙 중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하다고 가장 자주,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세상 많은 것들이 그러하듯 적절한 상황에 사용해야 그 가치가 빛나는 법입니다.


학교에서는 '왜'라는 질문을 선생님에게 자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왜 이것이 정답인가요?"라고 묻는 학생과 "어디에(몇 페이지)에 정답이 있나요?"라고 묻는 학생의 학업 성취도는 다를 겁니다. 회사에서 던지는 '왜'라는 질문은 업(業)의 의미와 일의 가치 그리고 방향을 정하는데 중요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왜'라는 질문을 맨 처음 하는 것이 두렵지 않고 때로는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왜?"는 모국어에서 앞칸에 앉아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부부회화에서 '왜'라는 질문은 '어떻게'라는 질문 다음에 나오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모국어에서 처럼 독립적이면서 진취적인 질문이 아니라 '어떻게'로 시작하는 질문의 답을 듣고 나서 추가적으로 하는 부가 질문으로 역할을 바꾸는 게 좋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치약을 밑에서부터 짰으면 좋겠어, 신었던 양말을 돌돌 말지 않았으면 좋겠어, 유통기한 지난 소스는 버렸으면 좋겠어, 샤워를 하고 나면 머리카락을 정리했으면 좋겠어, 주말엔 근처 공원 산책이라고 가면 좋겠어, TV는 그만 보고 운동 좀 했으면 좋겠어, 늦게 오면 미리 연락을 했으면 좋겠어..


살다 보면 배우자에게 이와 비슷한 요청을 듣게 됩니다. 모국어를 쓰면 "왜?"라고 물어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을 잘 아실 겁니다. 상대방이 서운함을 느끼고, 때로는 아쉬운 표현을 듣게 됩니다.


그래서 '왜?' 보다는 '어떻게?'라고 물어보는 겁니다. 어떻게 치약을 짜면 될까? 어떻게 양말을 놓으면 될까? 어떻게 유통기한을 확인하지?, 어떻게 머리카락을 정리할까?, 어떻게 주말을 보낼까?, 어떻게 운동을 할까?, 어떻게 연락을 할까?처럼 말이죠. 물론.. "어떻게 당신이 그럴 수 있어?" 같은 표현도 있지만...


어떤가요? 좀 다른가요? 차이가 혹시 느껴지시나요? 배우자의 요청에 '어떻게'라는 질문을 하고, 질문에 배우자가 대답을 해주면.. 그다음에 '왜'라는 질문을 해도 늦지 않습니다. 하지만 '왜'라는 질문을 한 다음에는 '어떻게'라는 질문을 할 여유가 생기기 쉽지 않습니다. 쉽지 않습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우리의 건승을 오늘도 빌어봅니다. 하핫!


Small things often.


* "주말을 어떻게 보낼까?" 질문을 하니.. 아이가 답합니다. "블.럭.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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