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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남편연구소 Dec 02. 2019

결혼해도 Stay hungry, stay foolish

저에게 21세기 들어서 가장 유명한 말을 꼽으라면 'Stay hungry, Stay foolish'라고 생각합니다. 타인의 시선에 갇히지 말고,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라는 Steve Jobs의 말은 개인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대단한 통찰력을 전해줍니다. 특히 대인관계 측면에서 보면 '공감하라'는 말로 들렸습니다. 매일 보는 사람도 처음 만난 것 처럼, 자주 듣던 말도 처음 듣는 것 처럼 들으라는 말로 들렸으니까요. 공감의 첫 단계는 관심이고, 관심은 신선함이 필요하니까요.


어제는 제 생일이었습니다. 특별한 이벤트는 없었지만 가족과 맛있게 식사를 하고 아내와 잠시 대화를 나눴습니다. 생일인 만큼 칭찬과 격려가 있었으면 했지만.. 요즘들어 대화가 많이 부족한것 같다는 아내의 아쉬움을 들었습니다. '결혼전엔 밥먹으면서도 대화 많이 했던것같아 오빠는 유재석 스타일같아  밖에서 에너지를 다쏟고 집에서는 조용히 있는 사람..대화가 오가는 식사시간이 되면 좋겠어요' 라는..


사실 저는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의사소통의 기능적 사용법을 많이 배우고, 노력해 왔지요. 그러다 보니 집에선 말이 없고, 밖에선 말이 상대적으로 많아졌습니다. 감사하게도 아내는 결혼 후에 변한 이유를 단순히 제 성향에서 찾지 않았습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니 함께 식사하는 시간도 없어졌고, 대화하는 여유도 사라진 거죠. 하지만 아내는 다시 대화를 원했습니다.


저녁에 마사지를 하면서 대화를 하려고 했다. 퇴근을 하면 항상 아내의 하루를 물어보는 것으로 대화를 하려 했다. 이런저런 비겁한 변명(?)을 늘어놨지만 아내는 'hungry'했고, 저는 'foolish'했습니다. 그래도 조금은 민감한 대화를(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비난 or 회피'없이 1시간 넘게 이어진 것을 보고.. 그래도 우리가 많이 튼튼해졌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스스로 좋은 남편이라고 판단하는 순간.. 좋은 남편이 아닌데.. 저 역시 그렇게 지냈던 것 같습니다. 다시 노력을 해야겠네요. 아내에게도 도와달라고 부탁도 하고, 아내의 부탁도 들어주면서 말이죠. 우리 부부 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부부의 건투를 빕니다.


 Small things often.


* 딸아이가 준 선물입니다. 하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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