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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남편연구소 Dec 01. 2019

'어떤 옷이 더 예뻐?'라는 질문의 대답은

아내가 옷 2개를 들고 와서 "여보, 어떤 옷이 더 예뻐요?"라고 물어보면 남편은 머릿속은 '정답 없는 막다른 길'에 도달한 느낌이 듭니다. '잘 모르겠다'로 넘어갈 상황이 아니라면 결국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골라야 합니다. 하지만 결론은 마무리는 '옷장에 옷이 없다'로 끝나는데.. 왜 '어떤 옷이 예쁘냐고 물어볼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이는 종종 저에게 와서 '이건 엄마가 그린 그림이고, 이건 내가 그린 그림인데.. 어떤 게 더 예뻐요?'라고 물어봅니다. 주로 딸아이가 그린 그림이 예쁘다고 말해주는 편인데.. 횟수가 잦아지면서 '이기고 지는 것'에 예민해지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되더군요. 그래서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어. 아빠는 네가 이겼는지 보다 노력했는지, 재밌게 했는지가 더 중요해. 알았지?'라고 말해줍니다. 물론 그래도 이겨야 웃고, 지면 우는 건.. 어쩔 수 없더군요.


 아내가 옷을 골라달라는 질문에 저는 주로 '왼쪽은 어려 보이고, 오른쪽은 우아해 보이네' 정도로 우열보다는 다른 점을 말해주거나, '내일 어디 가는데요?' 또는 '지난번 모임엔 어떤 옷 입고 갔는데요?'아니면 '내일 날씨가 어떻지?' 라며 당장 내 눈앞에 있는 옷보다는 더 큰 맥락을 파악하려고(질문을 피하려) 합니다. 당장은 '왼쪽 옷이 낫네'하는 게 편하긴 하지만 다음 외출에서 아내가 왼쪽 옷을 덜 고르게 되고, 결국 쇼핑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내가 옷을 샀는데(사려는데) '또 사?'라는 말은 생명을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Small things often.


ps.

작년인가.. 아내가 딸아이에게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고 물어보자 아이의 대답은 '음.. 아빠는 좋고, 엄마는 예뻐요'였습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내 딸이 혹시 천재인가..' 했었습니다.


* 한 때 난해했던 그녀의 패션 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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