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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남편연구소 Dec 16. 2019

'아내 vs. 딸' 당신의 선택은?

아이가 태어난 후에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저희 부부는 부모가 되었고 집안엔 분유 냄새와 유아 용품이 가득하고 이젠 가구 배치도 바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제가 의지를 갖고서 바꾸지 않으려는 한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아내보다 아이를 우선하지 않는 것입니다.

전화해서 아이부터 찾지 않고 아내의 기분과 하루 일과를 묻는 것과 퇴근해서 아이부터 보지 않고 아내와 포옹하고 입맞추는 것 그리고 아내를 'ㅇㅇ 엄마'라고 부르지 않는 것.. 아직은 어려운 것이 아니지만 이런 일을 잘 실천하고 익숙해지면 더 큰 일을 할 수있을 거리 믿습니다. 딸바보 아빠가 아니여서 ㅇㅇ가 앞으로 17년 정도는 서운하겠지만, 숙녀가 되면(정확히는 엄마 편이 되면) 아빠를 더욱 좋아할 것이라 믿고 장기적인 투자(?)를 하루하루 해봅니다.


5년 전에 페이스북에 썼던 글이 '추억'이 되어 다시 찾아왔습니다. 당시 아이는 생후 한달 정도 였고, 이 글을 읽은 지인들은 '멋지다' 부터 '시간이 지나면 바뀔 거다', '아내에겐 강요하지 마라', '굳이 우선 순위를 정할 필욘 없다' 등등 많은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당시 저는 '나는 바뀌지 않을 거다'라고 확신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어제 밤 아내에게 "5년 전에 이랬는데, 요즘 나는 어떤 거 같아?"라고 물어보니 아내가 이렇게 답하더군요. "지금도 당신은 나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아. 그런데 당신이 '누구를 더 사랑하는것 같아? '라고 물어보면 요즘엔 글쎄..
잠들거나 예쁜 짓 하는 아이를 볼 때 당신의 눈에서 떨어지는 꿀이 엄청 진하고 더 큰 게 느껴져 ㅎㅎ 근데 난 그게 좋아. 나도 요즘 그렇거든..ㅎ "라고 대답을 하더군요.


뭔가 미안하면서도 고맙고 '앞으로 더 잘 하라'는 뜻 같아서 긴장도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아내가 '더 중요한 사람으로 대접 받고 있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무얼.. 더.. 해야 할지는 고민해야겠지요.


Small things often.


* 딸아이 생후 100일 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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