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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좋은남편연구소 Dec 22. 2019

마지막으로 아내 손을 잡은 게 언제인가요?

토요일 아침은 제가 혼자 있을 수 있는 유일한 시간입니다. 어제는 평소보다 더 늦게까지 두 여성이 침대에서 일어나질 않더군요. 어젯밤 늦게까지 아이와 놀아주느라 아내도 힘들었겠다 생각이 들면서 문득 '아내 손' 생각이 났습니다. 며칠 전에 아내 손을 잡았는데 손등이 많이 거칠어서 놀랐었습니다. 결혼 전에는 집에서 집안 일도 거의 하지 않아서 항상 촉촉했던, 그야말로 '섬섬옥수' 같았던 아내 손이 살림과 육아 때문에 저보다 더 거칠어 졌습니다.


잠든 아내 손을 만져보니 정말 많이 거칠어져 있었습니다. 조용히 핸드크림을 듬뿍 그리고 골고루 발랐습니다. 그리고 한 시간 정도 지나서 다시 손을 만져보니 조금 나아졌더군요. 그래서 이번에는 보습 오일을 손에 골로루 발랐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침실에서 나와 아침식사도 하고, 웹서핑도 하면서 저만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한 시간은 더 지나서 아내와 딸이 일어났습니다. 딸 아이는 오늘 뭘 하고 노냐며 일어나자 마자 흥이 폭발했고, 아내는 피곤이 씻기지 않은 표정이었습니다. 아내에게 '여보, 손 한번 만져봐요. 어때요?'라고 물어봤습니다. 아내가 '와.. 완전 촉촉해졌네? 당신이 만지는 거 느꼈는데.. 뭐 한거예요?'라며 좋아했습니다. 아내 손을 잡아보니 예전에 그 부드럽던 손으로 돌아왔더군요.  


마지막으로 아내와 손을 잡아본 게 언제신가요? 요즘은 아내의 손을 잡고 있는 게 자연스러운가요, 어색한가요? 아내의 손을 잡고 있으면 기분은 어떠신가요? 대부분의 남편들은 아내에게 호감을 느끼고 아내의 손을 한번 잡으려고 심호흡을 오백 마흔 여섯번은 했을 텐데요. 연애시절 집 앞에 바래다 줄 때 잡고 있던 손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손끝까지 힘을 주었을 텐데요. 지금은 어떠신가요?


연애시절 처럼 아내 손을 잡을 때 심장이 쿵쾅쿵쾅 뛰면.. 아마 대부분 남편들은 심장질환으로 사망했을 겁니다. 그래도 부부간에 지속적인 스킨십과 애정표현은 필요합니다. 번개탄보다는 참숯같이 조금은 더 뜨겁지만 훨씬 더 오래가는 그런 애정표현 말이죠. 오늘 한 번 아내의 손을 잡아보시죠. 만약 아내가 '왜 그래!'하면.. 잠든 아내 손이라도 한번 잡아보시면 어떨까요? 여러분의 애정표현 Begin Again을 응원합니다.  


Small things often.


* 아이와 색칠공부 하느라 바쁜 아내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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