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좋은남편연구소 Dec 29. 2019

노력에 관하여 : 인생은 후불제입니다

지금은 모든 방송을 내려놓고 유럽 어딘가에서 '이방인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 윤종신 대표가 지난 3월 구글 코리아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 영상을 추천하는 글이 페이스북 피드에 자주 등장하더군요. 한 시간이 넘는 영상(아래 링크)이지만 두고두고 다시 봐도 될 정도로 좋은 내용이 많았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월간 윤종신'의 의미와 역할(23분 07초부터)이었습니다. 그는 윤종신이라는 뮤지션이 지금까지 활동하게 된 '신의 한 수'를 '월간 윤종신'을 한 게 아니라 '월간 윤종신'을 3년 이상 한 것이라고 했습니다.'생각보다 위기에 묘수는 없고, 생각보다 미련하고 꾸준히 버티는 것이 방법'이라는 말이 마음을 울렸습니다. 


https://bit.ly/39oTSdN


망치 든 사람에게는 못만 보인다고 하더니 제게는 '기혼자의 삶이 바로 저런 삶이 아닐까'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긴 프로젝트인 '결혼'에서 겪는 위기에도 묘수는 없습니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을 함께 하기로 한 두 사람이 위기를 견디는 방법 역시 '미련하고 꾸준하게 버티는 것'입니다. 살다 보면 즐겁고 기쁜 날 보다는 힘들고 슬픈 날이 더 많기에 부부는 서로가 '미련하게' 그리고 '꾸준하게' 버티는 힘이 되어주어야 합니다. 


저는 인생이 후불제라고 믿습니다. 힘든 시기를 함께 버텨온 그리고 버티게 해 준 부부에게는 다양한 기억이 쌓이고 쌓인 기억이 추억이 됩니다. 그 추억은 마치 10년 후 월간 윤종신이 아카이브가 된 것처럼 다양한 상황에서 힘을 발휘할 겁니다. 작은 일에도 가성비, 가심비를 따지는 세상이지만 부부 사이 만큼은 후불제로, 미련하게 그리고 꾸준하게 견디면서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Small things often. 


* (월간 꽃꽂이 수준은 아니지만) 2016년 12월에 만든 Flower cone tree는 지금 봐도 예쁘네요. 

매거진의 이전글 지혜에 관하여 : 불행을 피하고, 타인의 질투를 만드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