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펼쳐보는 올드팝송
Sung by Nana Mouskouri
I never dare to reach for the moon/ 내가 감히 달에 갈 줄은 몰랐어요
I never thought I’d know heaven so soon/ 천국을 이토록 빨리 알게 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어요
I couldn’t hope to say how I feel/ 내가 느끼는 바를 말로 표현한다는 건 바라지도 못했지요
The joy in my heart no words can reveal/ 어떤 말로도 내 마음속 기쁨을 드러낼 수 없었죠
나에게 나나 무스쿠리는 오마카세 맛집 같기만 하다. 검은 뿔테 안경을 쓴 지적인 여자가 유려한 목소리로 기쁨과 슬픔과 외로움과 안타까움을 척척 내어주는데, 어쩌면 모든 장르가 하나같이 격조 높을 수 있는지. 하다못해 쌉싸래하고 달콤한 녹차 머핀 디저트까지 쫀득하게 심장에 감길 정도다.
이 곡은 연애를 막 시작한 여인의 풋풋한 감성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달나라를 경험하고, 천국을 경험했다는 걸로 봐서 소녀는 아닌 것 같다. 달나라가 나오고 천국이 나오면 거의 옹녀와 변강쇠 버전 같지만, 이 곡은 자칫 상스러울 수 있는 표현도 고급지기만 하다.
따라서 옹녀와 변강쇠 버전에서 반드시 연상되는, 산이 무너지고, 나무뿌리가 뽑히고, 천둥번개가 치면서 시냇물이 콸콸콸 흐르는 장면 대신에, 아름다운 밤하늘에 터지는 불꽃놀이, 비 개인 뒤의 무지개, 빗자루 탄 마녀 아닌 미녀가 요정들과 어울려 사뿐사뿐 춤을 추는 장면이 그려진다. 의미는 같아도 고급짐을 연상시키는 정도는 이토록 다른 것이다.
Over and over I whisper your name/ 여러 번 그대 이름을 속삭여요
Over and over I kiss you again/ 여러 번 그대에게 키스해요
I see the light of love in your eyes/ 그대 눈 속에서 사랑의 빛을 보네요
Love is forever no more goodbyes/ 사랑은 영원하고 더 이상의 이별은 없어요
바라보는 눈 속에서 서로의 사랑을 본다잖은가. 이 연인에게 이별은 천부당만부당한 일이고 영원한 사랑만 있으리라 생각할테지, 아직은. 이제 좀 더 살다보면 현실의 냉혹함과 뼈저림도 알련만.
사랑의 기쁨을 노래하는 화자는 대부분 어리거나 젊거나, 둘 중 하나다. 인생을 좀 더 살아본 사람들은 대놓고 사랑의 기쁨을 운운하지 않는다. 기쁨의 시기를 지나고, 고락을 맛보게 되면 사랑의 쓰라림마저 삶의 아름다운 균형을 만들어주는 중심추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금 내가 사랑에 빠진 이 아름다운 연인을 시샘하는 것도, 저주하는 것도 아닌데, 실은 조금 부럽긴하다. 음.
Now just a memory the tears that I cried/ 내가 흘렸던 눈물은 이제 추억일 뿐이죠
Now just a memory the sighs that I sighed/ 내가 쉬었던 한숨 또한 이제는 추억일 뿐이죠
Dreams that I cherished all have come true/ 내가 간직했던 꿈은 모두 이루어졌어요
All my tomorrows I’ll give to you/ 나의 모든 미래를 그대에게 드릴 거예요
사랑에 빠진 젊은이가 상기된 표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 것은 자신의 꿈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말한다면, 자신의 미래를 연인에게 다 주겠다고 말한다면, 어떤 말을 해줄까? “Hey, Wake up! 꿈 깨!”라고 하지 않을까? 사랑의 감정이 말라붙어, 메마른 한낮의 사막 같은 염세주의자로 오해받으려나?
자신의 미래는 오롯이 자신의 몫이다. 남편의 것도, 아내의 것도, 부모님의 것도 아니고, 자식들을 위해 내어 주어서도 안 되는, 나만의 삶의 영역이다. 함부로 “내 미래를 너에게 줄 거야”라며 순간적 감정에 도취하지 말지어다.
미래는 그 누구의 것도 아닌, 자신만의 드러나지 않은 영역이다. 오로지 자신만이 만들어갈 수 있고 채워갈 수 있다. 미래를 함께 일구어갈 연인이라 할지라도, 어떤 기로에 서게 되면 서로의 지향점이 반드시 일치하지만은 않는다. 화성과 금성까지의 거리는 아닐지라도 우주적인 차이가 엄연히 존재하는 그런 개성 덩어리한테 자기 인생을 다 주겠다고라? 노, 놉!
Life’s summer leaves may turn into gold/ 인생의 여름 잎은 황금빛으로 변할 거예요
The love that we share will never grow old/ 우리가 함께 하는 사랑은 결코 시들지 않을 거예요
Here in your arms no words far away/ 여기 당신의 품 안에서는 어떤 약속도 사라지지 않아요
Here in your arms forever I’ll stay/ 여기 당신의 품 안에서 난 영원히 머물 거예요
이 세상에 시들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 한여름의 무성한 잎도 황금빛으로 변하는 가을을 맞게 된다. 모든 살아있는 것은 흥망성쇠의 리듬을 탄다. 사랑도 그 리듬을 벗어나지 못한다. 영원한 사랑이라는 건 한낱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종교에서 강조하는 사랑, 부모 자식의 사랑, 보편적인 인류애 등 차원 높은 사랑은 영원한 향기를 품고 있다. 지금껏 인류는 그런 사랑으로 버텨올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조금 살아본 짬으로 말하노니, 사랑은 충분히 하되, 자기 자신도 못지않게 많이 사랑하시오! 이렇게 말하는 나부터! 팝송 좋아하는 그대도! 이 글 읽는 그대 또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