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풀어보는 올드팝송
Sung by Beatles
Desmond has a barrow in the market place/ 데스먼은 시장에서 손수레로 장사를 하고
Molly is the singer in a band/ 몰리는 밴드의 가수예요
Desmond says to Molly “Girl, I like your face”/ 데스먼은 몰리에게 “얼굴이 맘에 들어요”라고 말해요
And Molly says this as she takes him by the hand/ 그러자 몰리는 그의 손을 잡으면서 이렇게 말하네요
Obladi oblada life goes on, bra la la, how the life goes on/ 오블라디 오블라다, 삶은 계속되지요, 라라라, 인생은 흘러가요
이 노래는 “오블라디 오블라다”라는 발음만으로도 동그랗고 반질반질한 느낌이 든다. 어디 하나 까칠하게 부딪히는 부분이 없어 기분 좋게 흥얼거릴 수 있는 리듬이다. 나이지리아의 어느 부족이 “인생은 그렇게 흘러가는 거야”라는 뜻으로 쓰는 말이라고 한다.
이 노래를 들으면 남진 선생님의 <님과 함께>와 어울림직한 영상을 상상하게 된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살려면 비싼 땅값과 자재비로 인해 이미 소박하게 살기는 글렀지만, “반딧불 초가집도 님과 함께면/ 나는 좋아 나는 좋아, 님과 함께면/ 님과 함께 같이 산다면.” 작고 사소한 것에도 즐거움을 찾아내면서 소박하게 하루를 채우는 삶이야말로 최고의 축복을 일구는 것이리라.
시장에서 손수레로 장사하는 데스몬은 몰리를 보고선 “얼굴 겁나 이뻐요”라며 솔직한 감정을 표현한다. 이런 순진함과 진솔함을 알아 본 몰리 또한 이런 사람을 기다렸다는 듯 그의 손을 덥석 잡으며 “오블라디 오블라다”라고 말한다.
밴드 가수인 몰리가 얼마나 맛깔나게 "오블라디 오블라다"를 읊조렸을지 상상하면서, 한편으로는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데스먼을 그려보게 된다. 이토록 예쁜 커플을 생각하기만 해도 미소가 몽글몽글 피어오른다.
Desmond takes a trolley to the jewellers stores/ 데스먼은 수레를 끌고 보석가게로 가요
Buys a twenty carat golden ring/ 20캐럿짜리 금반지를 사네요
Takes it back to Molly waiting at the door/ 문에서 기다리고 있는 몰리에게 반지를 주죠
And as he gives it to her, she begins to sing/ 그녀는 반지를 받곤 노래하기 시작해요
Obladi oblada life goes on, bra la la, how the life goes on/ 오블라디 오블라다, 삶은 계속되지요, 라라라, 인생은 흘러가요
몰리에게 청혼하기 위해 반지를 사러 간 데스먼과 그를 기다리는 몰리. 이 장면은 몰리의 아름다운 마음씨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데스먼은 20캐럿의 금반지를 샀는데, 캐럿은 금의 순도를 말하는 것이어서, 18K 반지로 환산할 수 있다. 데스먼이 흔하디흔한 금가락지를 사는 동안 몰리는 문 옆에서 기다리고 있다. 나는 이 부분이 참으로 맘에 든다.
반지 고를 때는 남자가 일방적으로 여자친구의 손가락 사이즈를 얼추 상상해가며 혼자 준비하지 않는 이상, 어지간하면 취향 따져가며 함께 고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몰리는 어떤 디자인이며, 얼마짜리 반지인지, 거기에 살짝 보석 하나 얹는 것 따위엔 관심도 없다. 그저 데스먼이 골라주는 반지 그 자체로 이미 의미 있는 선물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가게 안에서 함께 반지를 고르게 되면, 데스먼이 더 좋고 비싼 것을 사줄 수 없다는 자괴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인생은 어차피 흘러가는 것이라는 “오블라디 오블라다”의 철학을 가진 몰리는 문밖에서 수줍게 데스먼을 기다리고 있다.
반지 디자인이 좀 투박하면 어떻고, 싼 가격이면 또 어떠랴. 이미 이들의 사랑은 그 자체로 명품인걸. 만약 내가 그 거리를 지나는 행인이라면, 난 주저 않고 이 어여쁜 커플에게 손가락 하트를 아낌없이 날려 주었을 것이다.
In a couple of years they have built a home sweet home/ 2년 후에 그들은 아늑한 집을 지었어요
With a couple of kids running in the yard of Desmond and Molly Jones/ 이들 부부의 마당에는 두 아이가 뛰어놀아요
이런 사랑은 열매도 아름다운 법이어서 몇 년 후에는 집을 지었고, 마당에는 보석 같은 아이들이 뛰놀고 있다. 이 장면은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마구 퍼져나가 우리 또한 아이들의 웃음에 동화되는 것 같은 기분 좋은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그래, 인생 뭐 있어? 사랑하는 연인이 아름다운 가정을 일구고 아이 낳고 가끔 웃으며 살 수 있다면 그걸로 쌩큐인거지.
Happy ever after in the market place/ 그 후로도 시장에서 행복하게 일해요
Desmond lets the children lend a hand/ 데스먼은 아이들이 아빠 일을 돕도록 하죠
Molly stays at home and does her pretty face/ 몰리는 집에서 얼굴을 예쁘게 단장해요
And in the evening she still sings it with the band/ 저녁이면 여전히 밴드에서 노래를 부르거든요
데스먼은 시장에서 장사하는 행복한 상인이다. 시장이라는 곳은 물건을 팔기 위해, 사기 위해, 혹은 구경하려는 온갖 사람들이 몰려드는 곳이기에 삶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여간해서는 행복하기 쉽지 않은, 노곤한 삶의 전쟁터에서 데스먼은 여전히 행복하다. 모름지기 그는 누구보다도 소확행을 누리고 있다.
그는 가끔 자녀들에게 아빠 일을 돕게 한다. “가서 공부나 해”라거나, 아예 “공부고 뭐고 때려치우고 장사나 해”라거나, “아빠가 이렇게 열심히 일해서 뒷바라지하니까 너희들은 반드시 성공해야 돼”라는 은근히 억압적인 협박을 가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빠의 일터에서 함께 부대끼면서 땀방울의 가치를 느끼고, 노동의 신성함을 체득하는 값진 경험을 하면서 진짜 인생을 배우게 되리라. 이것은 훗날 값으로 매길 수 없는 유산이 될 것이다.
몰리 또한 저녁이면 밴드의 싱어로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놓지 않고 있다. 일과 개인적인 삶의 균형을 잘 유지하며 산다는 점에서 몰리는 워라밸을 실천하고 있다. 대개는 해도해도 줄지 않는 집안일과 육아에 지쳐, 정작 자신이 좋아하는 일은 후순위로 미뤄두기 마련이다.
진정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은 나중에, 다음에, 좀 더 여유가 생기면 그때 하리라 생각하지만 막상 그때가 되면, 또 어김없이 그때의 할 일이 생겨난다. 그러니 순간을 영원처럼, 영원을 순간처럼 사는 지혜를 “오블라디 오블라다”를 통해서 배울 수 있다면 오늘 하루도 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