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펼쳐보는 올드팝송
Sung by Nancy Sinatra & Lee Hazlewood (낸시 시나트라 & 리 헤이즐우드)
Strawberries cherries and an angel’s kiss in spring/ 봄철의 딸기, 체리, 그리고 천사의 키스
My summer wine is really made from all these things/ 내 썸머와인은 정말이지 이런 것들로 만들어졌어요
여기, 한 여자가 달콤한 딸기와 상큼한 체리, 그리고 천사의 키스로 술을 만들었다며 자신의 칵테일 레시피를 공개하고 있다. ‘천사의 키스’는 칵테일에 얹혀진 체리를 일컫는 말인데, 체리가 물기 머금고 입술모양이 된 것을 말한다.
그 옛날 칵테일 바 초창기에 술맛도 모르고 어지간히 먹어봤던, 마신게 아니라 숫제 먹었던 핑크 레이디, 싱가포르 슬링, 블러디 메리, 화이트 러시안, 블루 하와이안 등등등.
그러던 것이 시간이 흐르면서 좀 더 과감하고 노골적인 어휘들이 남발하여 주문하기도 참 민망했던 기억이 있다. 섹스 온 더 비치, 오르가즘 정도면 더 이상의 이름은 우주로 가서 찾아야 될 것 같다.
요즘은 강하고 쎈 어감의 칵테일 이름에도 흥미가 떨어진건지, 숫제 재미있고 울퉁불퉁 친숙한 이름이 유행인 듯 하다. 갓파더 대신 갓마더, 사랑은 늘 도망가, 왜들 그리 다운 돼 있어, 대화가 필요해 등등 유머와 해학이 어우러진 네이밍은 센스까지 장착하고 나섰다.
문득 옛날 칵테일 바에서 온 몸을 바쳐 쉐이킹 하던 멋진 바텐더 오빠들은 뭐하면서 사는지 갑자기 궁금해짐서.
I walked in town on silver spurs that jingled to/ 난 찰랑거리는 은제 박차를 달고 시내로 왔네
A song that I had only sang to just a few/ 단지 몇몇 사람에게만 불러준 내 유일한 노래를 부르면서
She saw my silver spurs and said let’s pass some time/ 그녀는 내 은제 박차를 보고선 함께 시간을 보내자고 했지
And I will give to you summer wine, Ohh-oh-oh summer wine/ 그러면서 썸머와인을 주겠다고 하더군. 오, 썸머와인을
여자는 술을 만들었고, 이제 남자만 걸려들면 되는데 여기 좀 머저리 같은 남자보소. 신발에 박차를 박았다는건 말을 좀 탄다는 얘긴데, 아무래도 시대적 배경은 미국의 서부 개척시대쯤으로 잡으면 될 것 같다. 박차는 말을 좀 더 빨리 달리게 하려고 신발 뒷축에 징을 박은 것이다. 박차로 인해 옆구리에 신경 바짝 돋은 말은 미친 듯 달리게 되는 것이다.
머저리 남자는 찰랑거리는 박차 소리를 요란하게 내며 시내를 휘젓고 다닌다. 더구나 은으로 만든 박차를 차고 허세 쩌는 모습에 걸맞게, 노래도 부르고 신났다고라. 그러다 꽃뱀 여인이 올타쿠나 오늘의 작업은 저 은빛 박차넘이로구나! 한 것이다. 걸려들었어!
Strawberries cherries and an angel’s kiss in spring/ 봄철의 딸기, 체리, 그리고 천사의 키스
My summer wine is really made from all these things/ 내 썸머와인은 정말이지 이런 것들로 만들어졌어요
Take off your silver spurs and help me pass the time/ 은제 박차를 벗고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요
And I will give to you summer wine, Ohh-oh-oh summer wine/ 그러면서 썸머와인을 주겠다고 하더군. 오, 썸머와인을
달콤한 향 가득한 술잔을 내밀며 은제 박차를 벗고 함께 시간을 보내자는데 거절할 남자가 어디 있으랴. 더구나 이 남자는 박차까지 차고 “나, 돈 좀 있거덩” 이라는 광고판까지 달고 등판했으니 꽃뱀 여자의 먹이감이 되려고 작정한게지.
허세남은 한때의 우리들 오빠 모습이고, 아부지 모습과 닮아있기에, 밉다기 보다는 왠지 짠하기까지 하다. 그저 가진건 허세밖에 없을 뿐인데. 알고보면 착한 오빠이고 착한 아부지인데. 그래서 꽃뱀 여인의 쉬운 표적이 되어서 다 뜯길 참인데. 이쯤에서 침 꼴깍.
My eyes grew heavy and my lips they could not speak/ 눈꺼풀은 무거워졌고, 입술로는 말을 할 수 없었어
I tried to get up but I couldn't find my feet/ 일어나려 했는데 신발을 찾을 수도 없었어
She reassured me with an unfamiliar line/ 그녀는 요상한 말로 날 안심시켰지
And then she gave to me more summer wine, Ohh-oh-oh summer wine/ 그리고는 썸머와인을 더 주더군. 오, 썸머와인
허세남은 그저 여인이 시키는대로 박차 벗어두고, 주는 술잔 받아 마셨을 따름이다. 그녀의 레시피는 기막히게 매력적인 수제 칵테일 이었노라며, 나중에 친구들한테 근사한 여인과의 로맨스까지 자랑질하려고, 잔뜩 허세에 쩔었을 뿐인데. 그냥 그것뿐이었는데.
왜 눈까풀이 무겁게 쳐지고, 내 의지대로 말도 할 수 없는겨? 몸도 제대로 가눌수 없으니 에라, 집에나 가야겠다, 하고 신발을 찾는데, 내 은제 박차는 어디로 간겨?
내가 아직까지 흐릿한 의식이 있음을 눈치챈 그녀는 평소에는 듣도 보도 못한 달콤한 말로 나를 또 꼬드기네. 천사의 키스 어쩌구 하면서 근사한 레시피 와인을 더 더 더 주면서. 오, 이눔의 와인. 아니, 이눔의 허세만 아니었던들.
When I woke up the sun was shining in my eyes/ 내가 깨어났을 때 태양이 눈에 비치고 있었어
My silver spurs were gone my head felt twice its size/ 은제 박차는 사라졌고 머리는 머리 크기보다 두 배나 더 아팠어
She took my silver spurs a dollar and a dime/ 그녀가 내 은제 박차와 1달러 10센트를 가져간거야
And left me craving for more summer wine, Ohh-oh-oh summer wine/ 그리고 더 많은 썸머와인에 대한 갈증만 남겨두었네. 오, 썸머와인
어째어째 일어났는데 벌써 아침인겨? 내 허세의 아이콘인 은제 박차는 없어졌고, 두통으로 죽을 지경이고. 아뿔싸, 현금이라곤 2천원도 안되는 돈이 전부였는데, 매정한 꽃뱀여인은 그것마저 싹 다 가져가 버렸네. 그래도 천원 정도는 좀 남겨두지 그랬어.
아마도 은제 박차를 차고 있으니 돈도 제법 있으리라 생각했겠지만 2천원도 안되는 돈을 보고 실망과 분노로 그녀의 눈동자가 세 배는 커졌겠는걸. 그것도 쪽팔린데, 더 어이없는 건 그래도 술은 맛있었단 말야. 술이라도 더 마셨으면 은제 박차 값을 어느 정도 제할 수 있었을텐데, 아까비, 라고 안타까와하는 아직도 정신 못차린 이 허세남을 어이할꼬.
이 곡은 남녀가 번갈아 가면서 한 소절씩 주고받는 대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여자는 와인 레시피를 소개하면서 허세남을 유혹하고, 매력적인 목소리를 가진 남자는 자신의 스토리를 담담하게 읊고 있다. 제목이 <썸머와인> 이고보니 너무나 강렬한 여름날의 짧은 로맨스를 연상하기 쉽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
알고보니 꽃뱀의 달콤한 유혹에 홀라당 넘어가, 자신의 재산 목록 1호인 은제 박차와 잔푼돈에 이어, 영혼까지 탈탈 털린 허세남의 이야기였다. 뭐, 이것도 여름날의 짧은 로맨스라면 로맨스일까?
미국의 서부 개척시대를 배경으로 한 에피소드가 작금의 우리에게도 그리 낯설지 않음은 이런 류의 사건사고들을 심심찮게 보고 듣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로맨스 찾다가 나중에는 집나간 영혼 찾으러 다니는 분들아! 술에 속고 사랑에 속아도 인생이 아름답습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