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포기하고 있었다는 걸 몰랐다

끌려다니는 편이었습니다. 3부

by 영강이

그때의 나는 사랑이란 ‘노력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더 잘해주고, 더 이해하고, 더 맞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상대도 나를 좋아해줄 거라 믿었다.


지금 돌아보면, 나는 그 관계 안에서

상대를 지키려 하면서 점점 나 자신을 놓고 있었다.


그 사람이 좋아하는 걸 같이 좋아하려 했고,

기분이 나쁘면 내가 뭔가 실수한 건 아닐까 먼저 돌아봤다.

스스로를 지우고, 조심하고, 참는 것에 익숙했다.


그런데 그건 어느 순간부터

‘나를 포기하는 일’이 되어 있었다.


사실 그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어렸던 나 또한, 힘을 빼는 법을 몰랐고,

‘나는 지금 집착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온 마음으로 매달리고 있었다.


그때의 나는 나 자신을 잘 몰랐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이 불편한지,

어디까지가 배려고, 어디부터가 무리인지조차.


‘괜찮아’라는 말이 너무 익숙해졌다.

하지만 정말 괜찮지 않았던 건 나였다.


그 사람의 말에 울고,

그 사람의 침묵에 조용히 무너졌다.

마치 그 사람의 감정이 내 감정이 된 것처럼 휘둘렸다.


관계가 끝났을 때,

마음 한구석이 후련했다는 사실이 조금은 놀라웠다.

그제서야 알았다.

그 안에서 나는 계속 나를 잃고 있었다는 걸.


그리고 아주 조용한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나는 사랑받고 싶어서 그랬구나.”


그 한마디가 내 마음을 무너뜨리기도 했고,

또 살짝 일으켜 세우기도 했다.


단순하지만 중요한 사실.

나는 사랑받고 싶었다.

그 누구보다도.

그걸 몰라서, 그걸 말하지 못해서

오히려 더 많이 집착하고, 매달리고, 무리했던 것이다.


그리고 조금씩 알게 됐다.

진짜 사랑은, 그렇게 자신을 잃으면서까지 지켜야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생각해볼 질문

나는 지금, 누구의 사랑을 받기 위해 무리하고 있진 않나요?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을 스스로 인정해본 적이 있나요? 관계 안에서 내가 자주 말하는 “괜찮아”는, 정말 진심일까요?

이전 02화연락이 사랑의 척도라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