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의 숲 3부
어릴 적, 나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무섭다고 느꼈다.
여덟 살 터울이 나는 언니가 눈물을 보일 때마다 아버지는 언니를 꾸짖었다.
"왜 우냐"고 다그치는 모습을 어린 나는 반복해서 보았다.
그렇게 나는 마음속에 조용히 새겼다.
'울면 안 되는 거구나.'
자연스럽게 사람들 앞에서는 내 생각을 말하기보다, 먼저 눈물이 쏟아지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어렸던 나는 화장실로 달려가 울고, 거울을 보며 눈물을 닦고, 다시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가족과 친구들 앞에 섰다.
지금 돌아보면, 그 작은 몸이 얼마나 감정을 억누르며 버텼는지 알 것 같다.
자라면서 종종 질문이 들었다.
'왜 나는 내 이야기를 하게 되면 눈물부터 나올까?'
'왜 나는 희생적인 엄마와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야 했을까?'
억울하고, 분노가 치밀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알게 되었다.
엄마와 아빠도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이었고, 그들 역시 자신의 아픈 가정사 속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남은 어른들이었다는 것을.
그 깨달음은 내 마음을 조금씩 풀어주었다.
부모를 더 이상 원망하지 않게 되었을 때, 나는 비로소 감정적으로 독립할 수 있었다.
감정적 자립이란 세상을, 사람을 탓 하거나 미워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 새로운 관계(연인, 친구, 동료들) 안에서도
필요 이상으로 불안해하지 않고,
상처를 두려워해 회피하지 않고,
내 감정을 스스로 돌보며 편안하게 존재할 수 있게 되는 것.
나는 여전히 배우는 중이지만, 이제 조금은 안다.
감정은 억누를 대상이 아니라, 존중하고 이해해야 할 내 일부라는 것을.
그리고 울어도 괜찮고, 화가 나도 괜찮다는 것을.
나는 이제 내 감정을 지키는 법을 배우고 있다.
누구보다 상처 받았던 일도, 나를 보호하기 위한 말도 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나를 나로 세우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