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의 숲 8화
누구나 처음부터 나무였던 것은 아니다.
밭을 일구듯, 나를 살아가야 할 삶의 터전을 다져나가는 일부터 시작되었다.
단단하지 않았고, 어디로 뿌리내려야 할지 몰랐다. 하지만 씨앗은 이미 심겨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 씨앗은 사람들의 말이었다.
나를 지지해주던 누군가의 사랑 어린 표현,
무너지지 않도록 붙잡아주던 말,
스스로에게 되뇌던 “괜찮아, 다시 시작하면 돼.” 같은 작은 위로들.
그 말들이 나에게 처음엔 작은 새싹이었다.
자라며, 나를 괴롭게 하는 많은 바람들로 흔들렸고, 자주 꺾일 것 같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뿌리를 내리고, 햇빛을 향해 가지를 뻗으며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갔다.
모진 바람도, 긴 가뭄도 있었다.
하지만 그 모든 시간을 지나며
나는 점점 ‘나무’라는 존재로 자라나고 있었다.
살아온 모든 순간이 나를 빚었다.
흙 속에서 자양분을 빨아들이고,
어느날은 고요한 날들과 어느날은 고통의 날들 속에서
나는 내가 살아갈 자리를, 나만의 뿌리를 만들고 있었다.
나무의 잎사귀들을 자세히 보면 각각의 모양이 다르다.
우리는 살아가며 누구는 잘났고, 누구는 못났다고 말하지만
잎사귀의 모양이 다르다는 건,
그 잎사귀가 필요 없는 것이 아니라
각자 맡은 역할이 있다는 뜻이다.
바람을 받아내고, 빛을 품어내고, 계절을 감싸 안으며 살아간다.
잘난 나무도, 못난 나무도 없다.
모든 나무는 각자의 자리에서 자라고 있고,
그 존재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다.
나는 그렇게,
사람이라는 나무로 살아간다.
모양은 달라도
잎사귀 하나하나에
살아낸 시간의 의미를 담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