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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ke Shin Dec 11. 2023

내려놓기의 미학

통제 기능 여부 인식 및 집착 지양

Navy Seal 관련 일화와 삶의 행복에 대한 글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지난 삶의 경험을 돌이켜 보면, 뭔가에 집착을 할수록 원하는 것에 멀어지는 역설적인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부담이 되어 마인드가 흔들리면서 통제 불가능한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법정스님의 '무소유' 책에서도 조명이 되는데, 아무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로서 온 세상을 가지게 된다는 구절도 기억나게 합니다. 삶에 대하는 마음가짐을 다져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습니다.




1/Navy Seal. 네이비씰. 미해군 특수부대. 이름은 들어보셨지요? 네이비씰 훈련의 마지막 관문에는 익사 방지 훈련이 있다고 합니다.



2/ 손발이 묶인 채로, 3M가량 되는 물속으로 던져집니다. 5분 동안 물 안에서 살아남아야 합니다. 얼마나 살아남냐고요? 고작 전체 인원의 10%입니다. 대부분은 물에 던져지자마자 패닉을 하고, 구해달라고 소리를 지르죠.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버티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의식 불명이 돼서 탈락하고요.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게 된 지원자들도 존재하니까요.  



3/ 대부분은 탈락을 합니다. 살아남는 게 이상하죠. 그런데, 10%는 살아남습니다. 그 소수는요. 어떻게든 살아남는 거죠. 이유가 뭘까요? 그들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그 이유는 딱 두 가지 요령 덕분이라고 합니다.



4/ 첫 번째 요령은, 훈련의 목적과는 역설적이게도, 살아남으려고 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살아남으려고, 물 밖으로 나가려고, 몸부림을 칠수록 몸이 더 가라앉게 되거든요. 손발이 묶여있는데, 그 상태로 5분 내내 수면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있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거든요. 그래서 이 훈련의 가장 중요한 요령은 처음에는 몸이 완전히 가라앉도록 가만히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우선은 바닥까지 얌전히 가라앉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그리고는 거기서 발끝으로 가볍게 바닥을 밀고는 그 반동으로 수면 위까지 올라오는 거죠. 그렇게 잠시 숨을 들이마신 후에 다시 바닥까지 가라앉고, 그 과정을 몇 번 반복하는 겁니다. 그렇게 5분을 버티면 훈련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거죠. 살아남기 위해서 어떤 초인적인 힘이나 기술이 필요한 게 아니었습니다. 수영을 할 줄 몰라도 살아남을 수 있지요. 오히려 수영을 할 줄 몰라야 더 살아남기가 쉽습니다. 살아남으려고 본능적으로 수영을 하려고 하는 것보다 그냥 가만히 가라앉는 게 더 필요하니까요.



5/ 두 번째 요령은, 숨을 쉬려고 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 이것도 역설적이죠? 그런데 어찌 보면 당연한 거예요. 숨을 쉬려고 할수록, 패닉을 하게 되고, 패닉을 할수록 산소는 더 빠르게 부족 해질 테니까요. 그러면 쉽게 질식을 하고 의식을 잃게 됩니다. 그래서 이 훈련에서는 모든 생존 본능을 거스를 수 있어야 해요. 숨을 쉬려고 할수록 더 숨을 못 쉬게 되니까요. 더 살려고 할수록, 더 빠르게 죽게 되는 상황인 거죠.



6/ 보통 사람들은 노력과 보상이 정비례한다고 생각합니다. 두 배로 노력하면 두 배로 보상을 받을 거라고 기대를 하죠. 관계에 있어서도 두 배로 신경을 쓰면 두 배로 사랑을 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주장을 할 때도 두 배로 강조하면 두 배로 설득이 될 거라 생각해요. 마치 인생의 모든 일이 직선 그래프처럼 작용될 거라 생각하는 거죠.



7/ 그런데 또 완전히 다른 패턴으로 일어나는 일들도 있는데요. 바로 노력과 보상이 반비례하는 경우이죠. 노력을 할수록 보상이 줄어드는 거예요. 애를 쓸수록 더 실패하게 된다는 말입니다. 아까 얘기한 익사 방지 훈련도 바로 이 그래프처럼 작용하는 일이에요. 살아남으려고 할수록 죽게 되고, 숨을 쉬려고 할수록 숨이 막히게 되는 거죠. 인생에는 이렇게 작동하는 일도 많거든요.



8/ 가장 대표적으로는 행복을 추구하는 일이 있겠지요. 행복은 좇을수록 멀어지는 일이니까요. 감정을 통제하려는 것도 포함되고요. 감정도 통제하려고 할수록 더 커지니까요. 자유도 갈증할수록 도리어 더 속박되고, 사랑도 갈구할수록 더 외롭게 되지요. 올더스 헉슬리는 이렇게 말했어요. “의식적으로 무언가를 더 하려고 할수록, 더 하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무언가를 하면서도 하지 않는 그 역설적인 태도를 터득한 사람들만이 그 일에 능숙해질 수 있고 결실을 얻을 수 있다”고요.



9/ 위의 예시들처럼, 어떤 일들은 노력과 성과가 반비례적로 작동해요. 하려고 할수록 더 하기가 힘들고, 좇을수록 더 멀어지죠. 왜냐하면 이런 경험들은 모두 우리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일이고, 우리의 마음이 이런 경험의 원인이자 결과이기 때문이에요. 행복을 갈망한다면, 그 갈망의 주체도 마음이고, 그 갈망의 대상도 마음인 거죠.



10/ 그러니까 행복하고 싶다면, 행복을 잡고 싶은 욕구를 완전히 내려놓을 필요가 있어요. 우리가 갈망하는 모든 심리적인 대상들이 우리 마음의 일부라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어요. 행복도 사랑도 자유도 다 우리 마음의 일부이죠. 그래서 잡으려고 할수록, 더 달아나는 겁니다. 마치 익사 방지 훈련에서 바닥까지 가만히 가라앉는 것처럼 해야 해요. 어떻게 그렇게 하냐고요? 그냥 집착을 버리면 됩니다. 항복하면 돼요. 행복하기를, 자유롭기를, 사랑받기를 포기하고 그 욕구를 완전히 내려놓는 거죠. 나약하기 때문에 포기하라는 게 아니라요. 그런 것들은 우리의 통제 밖의 일이라는 것을 겸허히 수용하라는 거죠. (포기하는 것과 다른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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