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 공지

공지영 작가가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보내는 스물네 편의 편지

by 단아한 숲길


누군가 유기농 재료로 정성껏 차려준 밥상을 받은 느낌, 요리마다 깊은 맛이 느껴져서 나도 모르게 감탄하게 되었더랍니다. 작가의 소중한 존재인 딸에게 정성껏 쓴 편지인 동시에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전해주는 지혜가 담겨 있고요, 2008년 3월에 초판을 찍은 이후 오랜 시간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책이기도 해요.


좋은 대학과 안정된 직장을 위해 자신을 몰아붙이기보다는 '현재를 살아라, 언제나 깨어 있어라.' '하루하루를 진심으로 죽을힘을 다해 살아가라.'라는 조언을 만났을 때는 반가웠어요. 평상시에 생각해오던 부분이었기 때문이었죠. 모두가 일률적으로 비슷한 목표를 향해 달리다가 현재를 담보 잡히며 사는 건 너무 억울하잖아요. 하지만 언제나 깨어있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기에, 진심으로 죽을힘을 다해 살기란 더 어려운 것을 알기에 한편으로 숙연해지기도 했답니다.



'사랑은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할 수 있는 최상의 일.'이라는 말에 크게 공감했으며


"사랑은 누군가를 아프게 하는 게 아니란다. 사랑은 아무도 다치게 하지 않아. 다만 사랑 속에 끼워져 있는 사랑 아닌 것들이 우리를 아프게 하지. 누군가 너를 사랑한다고 하면서 너를 아프게 한다면 그건 결코 사랑이 아니란다." p.221


라는 조언이 참 신선하게 느껴졌어요. 그래요. 사랑을 오해하지 말아야겠어요. 우리를 아프게 하는 것들은 알고 보니 사랑 아닌 것들이었다는 것을 기억해야겠어요. 사랑을 주는 입장에서도 받는 입장에서도 서로를 아프게 하지는 말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지요.



책에는 다양한 인물에 대한 얘기도 나오는데 95세 수녀님의 이야기가 참 인상적이었어요. 수녀님은 '불행은 쉴 줄 모르는 데서 온다.'라고 말하기도 했죠. 철이 들고 나서 가난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온 수녀님의 삶이 무척 존경스러웠지요. 존 버몬트 숲속에 사는 타샤 할머니 이야기를 보면서 아직 읽어보지 '타샤의 정원'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제목은 많이 들어봤는데 아직 못 읽어봤거든요.


책 앞부분에 같은 날 사망한 두 여인에 대한 얘기가 나오기도 해요. 전혀 다른 결의 삶을 살았던 인물들이기에 정말 신기하더라고요. 두 여인은 마더 테레사와 다이애나 왕세자비였답니다.


네 인생에 어려운 일이 닥치거든, 네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슬픔이 너를 압도하거든, 한 그릇의 밥, 한줄기의 물, 한 방울의 눈물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가거라. p.265


이 시간의 주인이 되어라. 네가 자신에게 선의와 긍지를 가지고 있다면 궁극적으로 너를 아프게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네 성적이 어떻든, 네 성격이 어떻든, 네 체중이 어떻든 너는 이 시간의 주인이고 우주에서 가장 귀한 사람이라는 생명이다. p.139


네 앞에 수많은 길들이 열려 있을 때, 그리고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지 모를 때, 되는대로 아무 길이나 들어서지 말고 앉아서 기다려라. 네가 세상에 나오던 날 내쉬었던 자신의 깊은숨을 들이쉬며 기다리고 또 기다려라. 네 마음속의 소리를 들어라. 그러다가 마음이 네게 이야기할 때 마음 가는 곳으로 가거라. p.24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좋은 글귀가 너무 많지요? 기록해 두고 다시 되새겨 보고 싶은 내용이 많았답니다. 내가 어떤 삶을 살든 조건 없이 나를 응원해 주는 존재가 있다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요. 이런 일을 가능하게 하는 힘은 바로 '사랑'이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때에 따라 누군가를 응원하기도 하고 응원받기도 하며 우리 삶은 사랑으로 풍성해지겠지요? 끝으로 작가의 한마디를 들어보면서 리뷰를 마칠게요.



"내가 변화하고 일어설 수 있는 힘


나를 비난하는 데서 오지 않았다


어리석고 못나고 나쁘고 꼴도 보기 싫은


나 자신을 잘 대해주려고 노력하는 데서 온다."



#네가어떤삶을살든나는너를응원할것이다 #공지영작가 #공지영에세이 #편지형식 #작가엄마 #딸에게편지 #북리뷰 #책서평 #도서감상문 #숲길정은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춥고 더운 우리 집/ 공선옥 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