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당신을 돌보는 글쓰기 수업 / 홍승은
제목: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
작가: 홍승은
초판: 2020. 1.30
발행: 어크로스 출판그룹(주)
✍마음이 복잡할 때 무조건 펜을 들고 종이 위에 글을 쓰다 보면 차츰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이 편안해졌던 기억, 때론 고민하던 문제의 답이 번뜩 떠올라서 기분 좋았던 기억. 그 기억이 소중하기 때문에 글쓰기를 계속하게 되는 것 같아요.
도서관에 갔다가 제목에 끌려 집어 들은 책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를 소개합니다. 각종 일과 유혹에 빠져 살다 보면 글을 엄청 열심히 쓰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가끔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곤 하거든요. "글쓰기를 해보세요. 글쓰기에는 치유의 힘이 있어요. 처음엔 어렵지만 하다 보면 매력적이에요."
매주 금요일 아침 6시에 온라인으로 독서 모임을 하고 있어요. 이번에 독서 모임 멤버들에게 이 책을 소개하며 글쓰기를 권유했더니 반응들이 좋으셨어요. 평소에 어느 정도 글쓰기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이라서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신 것 같아요. 일단 책에 대한 간단한 소감문을 쓰는 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답니다.
저자는 전업 작가이면서 글쓰기를 가르치는 전문가예요. 왜 글을 쓰냐는 질문에 입체적으로 존재하기 위해서 혹은 자유롭기 위해 글을 쓴다고 대답하셨어요. 듣고 보니 매우 공감 가는 답변이에요. 저는 기록, 자기 보살핌, 성장 등의 이유로 글을 써요. 글쓰기가 매력적이라고 느끼지만 더 열심히 하지 못하는 것에 스스로 자책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남에게 드러내기 조심스러운 경험들을 드러내는 건 아직도 어려운 일이에요. 혼자 보는 일기장에 기록하는 걸로 만족하죠. 저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넘어서기 힘들어하는 부분 아닐까요. 나의 치부를 드러내는 일, 약자로서의 삶을 기록하는 일은 선뜻 내키지 않으며 누군가를 의식하게 되니까요. 그 한계를 뛰어넘어야 더 깊고 자유로운 글이 가능해진다는 걸 알지만 뛰어넘기가 참 어려워요.
'글쓰기보다 더 어려운 것은 내가 과연 괜찮은 글을 쓸 수 있을까. 하는 불확실성 이었다.' 전설적인 글쓰기 책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를 쓴 나탈리 골드버그가 남긴 말이라고 해요. 대부분의 작가는 이러한 두려움과 싸우며 글을 완성해 간다는 사실에 작은 위안을 받아봅니다. 제가 시를 다시 써보고 싶지만 결과가 늘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더니 수필가이자 시인이신 제 지인이 위로하며 말해 주었어요. "처음부터 완벽한 작품을 내는 작가는 없어요. 시도 다듬고 다듬어서 아름다워지는 거예요. 하다 보면 스스로 놀랄만한 작품을 만나게 될 테니 걱정 말아요."
책에서 주로 다룬 내용은 글쓰기와 소수자의 불평등에 대한 문제였어요. 저자가 글쓰기 수업을 하면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 중 편견과 차별로 고통받는 소수자들에 대한 사연이 많아요.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소수자를 대할 때 불쌍하다는 시선을 거두고 평등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것. 이렇듯 모든 소수자들 혹은 여성인권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기회를 만들어 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문장 완성도가 높고 생각의 깊이가 느껴지는 책입니다. 글쓰기, 여성 인권, 소수자의 문제에 관심 있는 분들이 읽기 좋은 책이기도 해요. 책 내용 중 일부는 제 생각과 조금 다르기도 했지만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노력을 할 수 있는 기회였어요. 글쓰기를 하다 보면 시간이 촉박해서 혹은 귀찮아서 대충 마무리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서두르거나 방심하지 말아야겠어요.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기에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권하고 싶네요. 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