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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에 대한 고민

단짠의 강렬한 유혹

by 단아한 숲길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내 몸이 달라진다."

늘 이런 생각을 하며 살지만, 가끔은 그 사실을 외면하고 싶어 집니다.

"아무거나 맛있게 먹는 게 최고지. 음식 가려먹다가 스트레스받는 게 더 안 좋아."

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죠.


주변에는 자극적이고 맛있는 음식이 널려 있고, 그 유혹은 매우 강렬하죠.

그래서 가끔은 문명을 떠나서 살아보고 싶기도 해요.

한적한 시골이나 산골에서 직접 농사 지어먹으며 사는 모습을 상상해 보는 거죠.




어제는 햄버거와 떡볶이 그리고 치킨을 먹었어요. 이 모든 걸 집에서 만들어 먹었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모두 얻어먹거나 사 먹은 음식들이랍니다. 나름 식생활에 신경 쓰며 살아왔고 다이어트까지 선포한 마당에 이건 좀 너무했죠...


시작은 햄버거였어요. 아들과 함께 치과에 다녀오는 길에 호기심으로 시장 버거를 사보았어요. 양배추 많이 들어가고 마요네즈랑 케찹 푸짐하게 뿌려주는 옛날식 햄버거더라고요. 고등학교 때 학교 앞에서 먹던 딱 그 맛, 추억을 소환하는 시간이었어요.


이어서 아들 안경을 바꾸기 위해 안경원에 갔더니 친절하게도 떡볶이 쿠폰을 주셔서 치즈 떡볶이를 포장해 왔어요. 햄버거와 떡볶이로 끼니를 해결하니 편리하긴 했지만 단짠에 대한 부담감에 마음이 살짝 불편하더라고요.


그래도 여기까지는 양호한 거죠. 저녁에는 기름기 디글디글한 치킨까지 가세했어요. 남편이 퇴근길에 치킨을 사 온 거죠. 쿠폰을 선물 받았다나 뭐라나. "이런, 망했다!!"



누구나 아는 치킨의 매력적인 향과 맛, 중독성이 있죠. 짭조름한 간장치킨을 만나자 허물어지기 시작하는 여린 마음... 한 조각만 먹겠다던 결심은 사라지고, 에라 모르겠다 하며 연속으로 여섯 조각이나 먹었어요.

다이어트 하겠다는 사람이 이렇게 의지가 약해서야... 뭔가 대책이 필요해요.


게다가 전 날에는 어버이 날이라서 친정 부모님과 함께 무한 리필되는 돼지갈비를 먹었는데 단짠의 최고봉이었어요. 맛은 있지만 건강에는 참 안 좋을 것 같은... 단짠과 감칠맛을 위해 엄청난 설탕과 화학조미료, 소금이 들어간 건 말 안 해도 다 아는 사실이죠. ㅠㅠ



식사 후에는 아이의 태권도 학원에서 이벤트 선물로 받은 아이스크림 쿠폰을 사용하기 위해 아이스크림 가게에 갔어요. (아이만 신남) 화려하고 비싸지만 건강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간식이죠. 아이가 고른 아이스크림을 받았는데, 너무 커서 깜짝 놀랐어요. 어쩔 수 없이 나눠 먹었지요.


유화제(신장과 간 기능 저하, 암을 비롯한 각종 질환과 피부 노화 촉진)와 인공감미료(혈당 높임, 비만 위험, 각종 성인병 위험),카라기난 ( 소화기관에 염증과 궤양을 일으킴)등이 들어 있는 달콤 살벌한 간식이 바로 아이스크림이잖아요. 먹이면서도 마음은 불편했어요. 아예 못 먹게 할 수도 없고... 많은 엄마들의 고민이지요.






어쨌든 어제와 엊그제 이틀간 불량한 식생활을 돌아보며 반성해 봅니다. 입에는 달지만 몸에는 해로운 음식들은 되도록 피해야겠어요.











(위) 평상시 주로 먹는 음식들



며칠 전에 라디오 방송을 듣는데 어떤 스님이 건강식에 대해 얘기하셨어요. 음식을 통해 건강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죠.

스님의 얘기를 듣던 사회자가 말하길 "스님 말씀대로 하려면 세상에 먹을 게 하나도 없어요."라고 하더군요.

맞아요. 우리가 먹는 음식에 대해 깊이 생각하기 시작하면 머리가 아파요. 좋은 씨앗을 구해서 직접 농사지어 먹는 거 말고는 방법이 없으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몸에 해로운 음식들을 무분별하게 마구 먹는 건 안될 일이죠. 이왕이면 식재료 본연의 맛을 느끼면서 먹는 게 가장 이상적이겠지요. 한살림이나 자연드림등에서 판매하는 엄선된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작은 노력이 쌓이다 보면 결국 좋은 결과를 만들 거라는 믿음으로 다시 노력해 보려 해요. 우리 가족의 건강한 삶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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