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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광고에 나오는 그 운동화

다이어트 운동화를 신고 아들과 산책하다.

by 단아한 숲길



딱 봐도 투박합니다.

그런데 볼수록 은근히 귀엽군요.

이번에 네이버 애드포스트 전환금으로 받은 10만 원 중에 5만 원을 이 신발에 투자했어요.

두어 달 전부터 살까 말까 고민하던 차에 기회를 잡은 것이죠.

때 마침, 신던 운동화 뒤꿈치 쪽이 보기 싫게 헐었더라고요. 그래, 바로 지금이야. 결제 버튼을 눌러!


인스타 광고의 힘은 참으로 위대합니다.

오자 다리 교정도 되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는 달콤한 유혹을 반복해서 듣다가 결국 넘어가고 말았어요. 부디 이번 소비가 충동구매가 아닌 현명한 소비로 마무리되길 바랄 수밖에요. ㅋ



사이즈는 평소대로 235를 주문했어요. 신어보니 착화감이 괜찮은 편이네요. 일단은 잘 산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저녁식사를 마친 후 새 신발을 신고 걸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77개월 된 아들과 함께 집을 나섰습니다.



"아들아, 새로 산 엄마 신발 어때? 잘 어울려?"

"응 엄마, 잘 어울려. 근데 조금 남성스럽기도 하네."

"그러게. 그러면서 귀여운 것 같기도 하고 그치?"

"맞아. 귀엽기도 하고 엄마가 지금 입은 옷이랑 아주 잘 어울려. "


아들이랑 대화를 하다 보면 가끔씩 친구랑 대화하는 느낌이 들어요. 나보다 37년이나 늦게 태어난 녀석이 제법 어른스럽게 말한단 말이지요.

똥 기저귀 갈 땐 언제 클까 싶었는데 어느새 많이 자라서 엄마의 말동무가 되어주고 있으니 세월이 빠르긴 합니다.


" 근데 엄마, 나 아기 때 엄마가 지금 입은 미키 마우스 티 입고 나한테 막 장난치면서 재미있게 놀아준 기억이 나. 내 안에는 기억의 일기장이 있거든. 내가 써 놓은걸 잠깐 꺼내서 본거야."


아들은 뭔가 대단한 비밀을 말하듯이 우쭐거리며 말합니다. 아들의 말을 들으니 엄마인 내 기억의 일기장도 꿈틀거려요. 이래서 부모와 자식은 특별한 관계인가 봅니다. 함께 시간을 공유하고 같은 공기를 호흡하면서 울고 웃었던 세월을 그 누가 흉내 낼 수 있을까요.


아들과 길을 걸으며 대화를 하다 보면 웃음이 날 때가 많아요.

한 번은 비 오는 날, 우산을 들고 걷다가 나무를 보니 나무가 너무 행복해 보이는 거예요.

"효야, 저기 봐. 나무들이 엄청나게 행복해하고 있어. 우리도 갈증 날 때 물 마시면 행복한 것처럼 나무들도 시원한가 봐." 했더니

"엄마, 나무들이 행복하면 나도 행복해. 왜냐하면 나는 자연을 사랑하는 자연인이거든."

이렇게 엉뚱하고 재미있는 말을 하더라고요. 이러니 엄마 미소 자동 발사는 당연하지요.


흠... 딴 길로 샜군요. 다시 운동화 얘기로 돌아와서~

키 작녀인 나를 키보다 살짝 커 보이게 해주는 키높이 운동화라서 좋아요. 걸어보니 굽이 있는데도 다리가 피곤하거나 발이 불편하지 않네요. 현재까지는 만족. 가장 중요한 건 다이어트 효과가 있을까 하는 것인데 그건 시간이 흘러봐야 알겠지요? 혹시 효과가 있으면 다시 한번 운동화 관련 글을 올려볼게요. 오늘도 저녁 먹은 후에 아들과 함께 다이어트 운동화를 신고 집 근처로 산책을 다녀와야겠어요. 건강은 관리하기 나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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