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버지

46화

by 단아한 숲길

호랑이 눈, 커다란 호통

한 없이 무섭기만 했던 아버지

너무 잘해주면 버릇 없어진다며

엄하게만 대하셨지


어머니는 늘 말씀하셨어

무뚝뚝해서 그렇지

속으로는 너희를 사랑하신단다


지나고 보니

어머니 말씀이 맞았어

표현이 서투를 뿐

속마음은 사랑이었지

술 드시면 은근슬쩍

자식자랑에 신나 하시던 아버지

가장의 무게를

몸부림쳐 감당하신 아버지


철들기 시작할 무렵

아버지의 슬픈 사연을 들었어


한겨울에 중학교 입학금 빌리러

동네 이 집 저 집 다니며 부탁했지만

구할 수 없었대

겨우 열세 살 어린 나이에

삼켜야 했던 설움


위에 두 형을 가르쳐야 했기에

셋째인 아버지에겐

기회조차 없었던 거야

빠듯한 살림에

아래로 동생이 다섯이나 되었거든

학교는커녕 어릴 때부터

어쩔 수 없이 농군이 되어야 했던

내 아버지


어린 마음이 얼마나 슬펐을까

어린 가슴이 얼마나 시렸을까


어린 소년의 시린 손 녹여주며

눈물짓는 중년의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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