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응

48화

by 단아한 숲길


순응


백 그루의 나무

모두 너른 들판이나

양지바른 산등성이에 일렬종대

공평하게 뿌리 내렸으면 좋았을텐데

어찌하여

어떤 나무는 바위 위에서 눈 뜨고

어떤 나무는 비탈 끝에서 눈 뜨고

어떤 나무는 커다란 나무 밑에서 눈뜨는가

아무리 몸부림쳐도

돌이킬 수 없고

이미 시작된 삶이라면

주어진 자리에서 한발 앞으로

더 나은 삶을 향해 걸어가는 수밖에




<글. 사진: 숲길 정은> 매일 오후 10시 발행/ 70화 발행 후 첫 시집 출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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