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생각해보았다. 올해 4월에 브런치 작가가 된 것을 계기로 열심히 글을 썼던 나는 어디로 갔는가? 글쓰기에 대한 갈증을 브런치에 마음껏 풀어놓겠다며 신이 났던 나는 어디로 갔단 말인가.
여전히 나라는 존재는 여기에 있지만 글쓰기에 대한 열정이 사그라들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또 생각해 보았다. 내가 글쓰기에 느슨해진 이유는 무엇일까?
길게 생각할 필요도 없이 결론은 명확했다. 글쓰기가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린 것이다. 당장 호기심을 자극하고 편하게 할 수 있는 것들이 글 써야 할 시간을 다 차지해 버렸던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sns와 뉴스 보기이다.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에 사진과 글을 올리는 일이 글쓰기보다 더 중요한 걸까? 뉴스를 보는 일이 글쓰기보다 급한 일이었을까?
뿐만 아니라 유튜브로 강의 듣기를 좋아하는 나는 제법 많은 시간을 유튜브에 투자하는 편이다. 사진 찍기를 좋아하다 보니 사진을 찍고 보정하는 일에도 시간이 많이 들어간다.
인터넷 쇼핑에 들어가는 시간도 무시할 수 없다. 때로는 열심히 골라서 담아 놓기만 하고 망설이다가 구매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제대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다.
일찍 퇴근하는 편이지만 집에 오면 남편과 함께 밥 준비해서 먹고 치운 후 잠깐 쉬다 보면 하루의 끄트머리다. 아이가 잠들고 나면 8시나 9시 정도 된다. 그때부터 글을 써야 맞지만 피곤하다. 쉬고 싶다는 생각에 핸드폰을 들고 뒹굴거리거나 책을 읽다 보면 오후 11시가 넘어 버린다.
아침 시간도 만만치 않다. 시간을 쪼개어 내지 않으면 글을 쓸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결심했다.
하루에 한 시간은 어떻게든 글을 쓰는데 시간을 내 보겠다고. sns와 뉴스는 한쪽으로 밀어 두고 일단은 글 쓰는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가장 이상적인 건 매일 꾸준히 일정한 시간에 글을 쓰는 것이지만, 그게 어려운 현실이니 어떻게든 시간을 내 보는 게 좋겠다. 지금도 출근 전에 글을 쓰고 있는데 자꾸 아들이 와서 엄마 곁에 있고 싶다고 한다. 겨우 설득해서 거실로 보내 놓고 힘겹게 집중하는 중이다.
그동안 글을 쓰지는 못했지만 브런치에 올라온 글들을 틈틈이 읽고 있다. 보통 하루에 다섯 편 이상 읽고 있는데 꾸준히 글을 올리는 분들을 보면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그 열정과 에너지는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직장생활과 육아, 살림을 하면서 시간을 쪼개 쓴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나마 탄력적으로 근무할 수 있어서 다행이지만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시간은 순식간에 날아간다.
다시 집중해 보자는 의미로 이 글을 쓴다. 회사에서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는편이다. 무리한 휴대폰 사용까지 더해져 눈이 침침해진 상황이지만 그래도 할 수 있다. 핸드폰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그 시간과 에너지를 글쓰기에 쏟아부으면 된다.
꺼져가는 불씨를 되살리는 중이다. 잘 마른 장작 몇 개를 더 넣어주고 볼에 공기를 가득 넣어 힘껏 불어주자. 불이 다시 활활 타오를 수 있도록.
https://brunch.co.kr/@goodlje121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