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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아한 숲길
Oct 15. 2024
귤 하나
68화
귤 하나
"귤 사세요. 규울, 맛있는 귤이 왔어요."
작은 시골 동네에
오랜만에
등장한 귤트럭
먼발치서 침만
꼴깍거리다가
큰 용기 내어
작은 아이 다가간다
"아저씨, 동전 하나밖에 없어서 그러는데
한 개씩도 팔아요?"
한마디 묻고는 귤보다 더 붉어진 볼
듣자마자 귀찮은 표정으로
“하나씩은 안 판다.”
두 말도 못 하고 돌아선 작은 등을
가만히 다독여주는 따스한 햇살.
초등학교 시절의 경험을 시로 옮겨보았습니다. 아주 작은 경험이었지만 속상하고 민망하고 아쉬웠던 감정이 어른이 되어서도 떠오르더라고요. 동전밖에 없어서 그 가격만큼 과일을 달라고 하는 아이에게 그렇게 매정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어요. 그냥 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말이죠. 하지만, 그 아저씨도 아저씨 나름의 이유가 있었겠지요? 그 이유를 모른 채 마음 상했을 어린 시절의 '나'에게 따스한 햇살 한 자락 보내어 위로해 봅니다.
<글. 사진: 숲길 정은> 매일 오후 10시 발행/ 70화 발행 후 첫 시집 출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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