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울수록 사람을 더 채우는 말 그릇 / 김윤나

내 말에 내 그릇이 보인다.

by 단아한 숲길


글을 쓰거나 읽다 보면 자주 반복되는 단어나 표현이 있다. 아마 자연스럽게 그 사람만의 정서가 깃들어서 그럴것이다. 글이 아닌 말로 표현할 때도 마찬가지다. 스스로는 의식하지 못한 채 자리 잡은 말 습관이 있다. 사람마다 자주 쓰는 표현이 무엇인가에 따라 그 사람의 깊이가 느껴지기도 한다. 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은 그냥 말을 하고, 말을 제대로 할 줄 아는 사람은 상대를 감동시키고 변화시키는 말을 한다. 이게 바로 말 그릇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당신에게도 평소에 의식하지 못하고 사용했던 말 습관이 있는가? 그것은 무엇인가?"

누군가의 추천을 받아 이 책을 읽은 지 오랜 시간이 흘렀다. 서평을 하려면 시간을 두고 깊이 생각하는 과정이 필요하므로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야 글을 쓴다. 누가 강요하지도 않았는데 마치 밀린 숙제해내듯 쓰고 있다. 그러니 서평이라기보다는 짧은 독후감이라 보면 좋을 듯싶다.(독후감 써야 할 책들이 밀려있다...)


가장 공감하며 읽었던 부분은 아이가 너무 속상해서 엄마를 원망하며 울 때 그 감정을 읽어주고 다독여 주는 부분이었다. 소통 전문가의 내공이 묻어나는 처신이다. 아홉 살 된 천방지축 아들을 키우는 입장이라서 더욱 공감이 가고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아들, 속상하지... 지금 아들은 속상한 거야. 그러니까 화내지 않아도 돼. 속상하면 속상하다고 말하고 엄마에게 위로받으면 되는 거예요, 알았죠?"라고 작가가 말했더니 아이가 "그럼 나 속상해요. 엄마, 나 속상해요."라고 말했고 서럽게 더 울고 나서 마음이 편안해졌다는 내용이다.

나도 남편과 아들에게 이렇게 말해야겠다는 결심을 했었고 실제로 적용해서 보람을 느끼기도 했었다. 책을 읽고 삶에 적용해서 성과를 얻었을 때의 보람은 더 말해 무엇하랴.


제목은 <말 그릇>이지만 말과 감정에 대해 많은 지혜를 전해주고 있다. 말이 세상에 태어날 때 감정이 입혀질 수밖에 없기 때문 아닐까?

감정을 연구하는 폴 에크만(paul Ekman)은 인간의 감정체계는 긍정적인 감정은 최대화하고 부정적인 감정은 최소화하는 행동으로 우리를 이끌어 간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부정적인 감정에 대해서는 모른척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정적인 감정을 인정하고 어루만져 주었을 때 오히려 내면의 건강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한다.

속상할 때, 울적할 때, 답답할 때 침묵하거나 화내지 말고 말로 표현하자.

"나 지금 너무 속상해. "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감정이 해소되기 시작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바라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감정으로부터 도망가기 시작하면 외롭고 억울해지기 시작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매일 쌓아 올린 습관으로 나도 모르게 부정적인 말을 자주 하고 있다면 '이제 다르게 말해보자'라고 결심해보자.

언어는 그 사람의 내면과 닮아 있기 때문에 또 다른 내 모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므로 말 습관을 고치는 일은 매우 어렵다. 어렵다고 포기할 것인가? 함께 도전해보자.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를 들여다 보고 반성하는 계기를 얻을 수 있었다.

말 그릇이 큰 사람과 작은 사람의 차이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있다. 과연 내 말 그릇의 크기는 어느 정도일까? 작가의 말대로 경박하지 않고 안정되어 있는 말, 자연스레 귀를 기울이게 만드는 말을 하고 싶다. 끌리는 말을 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오늘도 내 말을 들여다본다. 이미 자리 잡은 습관들을 하나씩 수선하고 다듬어서 보다 멋진 말 그릇을 만들고 싶다.


말과 감정 그리고 공감에 대해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는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은 실용서라 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글을 읽어도 내 삶에 적용하지 않으면 전혀 소용없으므로 더 좋은 말 그릇을 완성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 김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