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을 주는 편지] 별 헤던 밤

by PhanDa



어릴 적 모여 앉아 연필 굴리며 숙제하던 학창 시절을 지나,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를 맺느라, 연애에 울고 웃느라, 가족에 상처받고 위로받느라, 직장에 적응하느라,

'나' 이외에 부여받은 역할에 애써 웃음 짓고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가느라, 숨 돌릴 틈 없이 살아오느라.

각기 다른 종교를 가진 우리가 고요함을 찾아 가평 어느 절로 발길을 향했다.

고요함을 원한다 했지만 오랜만에 마주한 얼굴들에 쓰여 있는 사연들을 뱉어내느라 밤은 너무도 쉽게 찾아왔다.


"별 보러 가자"


한마디에 한밤중 추위를 겪어본 적이 없는 어린아이들처럼 쪼르르 달려 나와 별이 가장 많이 보이는 곳으로 뛰쳐나왔다. 별을 보러 나올 줄 알았다는 듯 달 주위에 금성을 시작으로, 화성, 목성을 포함한 모든 별자리들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화성은 진짜 빨갛게 보여! 너무 신기해"

"목성 옆에 별군단이 있어"


1분에 한 번씩 삼각대가 없음을 아쉬워하며 목 아픈 줄 모르며 연신 플래시를 터뜨리는 서른 살 어른이들이었다.


별을 담으려 고군분투하는 너희들을 담는 게 나에게는 더 드물고 어려운 일 같아서.

표현도 서툴고 바쁜 척만 하는 나랑 친구 해주는 너희들이 너무 감사해서.

이 시간들이 우리가 그 날 보았던 별들처럼 빛나는 것 같아서.

마음을 표현하려 온갖 수식어를 다 갖다 붙여보지만, 그냥 우리라서:)


다들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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