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한 달 살기를 마치고 2월 초에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드럼 레슨은 곧바로 시작되었다. 한 달여 만에 재개하는 레슨이기에 다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지만, 몸이 기억해낼 것이라는 선생님 말씀대로 나의 사지는 김태우의 사랑비를 어렵지 않게 연주해나갔다. 제주도로 떠나기 전 홀로 미친 듯이 연습했던 그때의 움직임이 그대로 되살아났던 것이다.
연습의 성과 덕분에 그다음 주에는 바로 동영상 촬영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 날 복잡한 내 머릿속 사정 때문인지 연주를 집중하는 것에 애를 먹어 결국 동영상 촬영은 무산되고 그다음 주로 넘어갔다.
그리하여 다시 심기일전, 지난 레슨 때는 예정대로 무사히 동영상 촬영을 마쳤다. 다만, 연습할 때와 비교하면 몇몇 실수가 있어 촬영을 마치고선 별로 기대를 안 했는데, 막상 영상을 보고 나니 나름 괜찮은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았다.
드럼 곡 연습 2 : 사랑비(김태우).
요즘 드럼 레슨은 곡 연습을 마치면 선생님들이 동영상 촬영을 해주는 게 보편화된 것 같다. 앞서 작년의 두 번째 드럼 레슨 때에도 김창환&아이유의 '너의 의미' 곡 연습이 어느 정도 진행되자 선생님께서 동영상 촬영을 해줬는데, 지금 세 번째 드럼 레슨 선생님도 동영상 촬영을 해주신다. 곡 연습을 마스터한 의미를 담아 촬영본을 계속 쌓아가다 보면 본인이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필요하다고 설명해주셨는데, 두 번째 영상을 마친 후 직전 영상과 비교해보니 그 말에 100% 동감할 수 있었다.
김광석의 사랑했지만. 처음 시작하는 곡 연습이기에 선생님은 느린 이 곡을 내게 제시했던 것 같다. 물론 나는 이 조차도 두세 주 차까지는 멜로디를 따라 연주하는 것에 엄청 힘겨워했다. 하지만, 두 번째 김태우의 사랑비 곡 연습을 마친 후 두 동영상을 비교해보니 비로소 그 차이를 실감할 수 있었다.
드럼 곡 연습 1 : 사랑했지만(김광석).
결국 두 동영상의 명확한 대비 덕분에, 세 번째 곡에 대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도전 의지가 불타오른다.^^ 선생님이 제시한 세 번째 곡은 처음 들어보는 허각의 '언제나'이다.
악보에서도 드러나듯, 앞서 두 곡에 비해 박자 맞추기나 사지 활용 등 모든 면에서 난이도가 높아 보였다. 그래서 지난 주말에는 홀로 학원에 가서 연습을 했다. 어려운 구간의 부분 연습도 쉽지 않을뿐더러 전체 곡 연습은 언감생심이었다. 결국 김태우의 사랑비 때와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만 느끼고서 다음 레슨을 기약했다.
※ 동영상을 업로드할지 약간의 고민이 있었다. 브런치에 글을 올린 게 어느덧 30여 편 정도 되는데, 쓰면 쓸수록 나 개인의 기록용이자 마음 정리용으로 좋다는 느낌이 들어 웬만하면 작가 신청 없이 써나가자는 생각에 업로드했지만, 혹여 심경에 변화가 생겨 작가 신청을 하게 된다면 이 형편없는 실력을 어찌해야 하나 싶은 걱정이 들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