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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플래쉬 6. 언제나 (허각)

# 곡 연습 영상 업로드 N0.3

by 뽈뽈러


살다 보면 그럴 때가 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든 또는 자신의 행동에 있어서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마지막엔 뭔가 꼬이고 엉킬 수 있겠다는 느낌 말이다.


이번 곡이 좀 그랬다.




허각의 언제나라는 곡은 앞서 사랑비(김태우)와 사랑했지만(김광석)에 비하면 좀 더 세련된 기교를 가미해야 하는 곡이라서 많은 연습이 필요했지만, 마침 전자드럼을 구입한 시기와 맞물려 매일 1시간 정도 낮시간에 집에서 연습을 하다 보니 빨리 몸에 익혀졌다. 하지만 전자드럼으로 연습할 때와 학원에서 리얼 드럼으로 연습할 때와의 느낌이 달라서 그런지 막상 동영상 촬영에 들어갈 때면 계속적인 실수가 터져 나왔다.


그래서 결국 연습이 더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러, 지난주 마치고자 했던 동영상 촬영은 다음 주로 미뤄졌다.

지난주 촬영 영상. 중간중간 리듬을 놓치거나, 자연스러운 연결이 미흡한 곳이 군데군데 드러났다.




이제 휴직기간이 반년도 남지 않게 되면서, 점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느낌이 크게 다가온다.


그 때문일까? 어쩌면 속도를 내고 싶은 마음에, 즉, 곡 연습을 더 많이 하고 싶은 생각이 커져서 실전에서 실수를 연발한 건지도 모르겠다. 그런데도, 촬영이 한주 미뤄지면서는 다른 곡으로 넘어가고픈 마음만 더욱 커졌다. 그냥 빨리 패스하고픈 마음이랄까.


한 주 내내 그런 마음을 애써 다스리면서 매일 1시간 정도 전자드럼으로 연습을 하면서 한 주를 보냈다. 그러는 사이 디테일은 더욱 보강되어 오늘 촬영은 좀 더 매끄럽게 잘 될 거라는 기대를 안고 학원에 갔다.


하지만, 촬영 전 두 번의 연습과 달리 촬영을 시작하자마자 박자를 놓치고 리듬을 건너뛰는 등 계속적으로 펑크가 발생하여 몇 차례나 촬영에 촬영을 거듭하게 됐다. 뭔가 안될 것 같은 것들은 꼭 이렇게 애를 태우면서 하게 되는 것 같다.


대략 일곱 여덟째만에 동영상 촬영을 마무리지었다. '사랑비' 때와 비교하면 미흡한 점이 더러 드러났지만, 이번 곡은 그저 이렇게 마무리하는 것만으로도 후련한 마음이 들었다. 어떤 것이건 단계 단계, 고비고비가 있기 마련인데, 나의 드럼 레슨에 있어선 이번 곡이 그런 건가 싶다. 물론 다음 곡 장윤정의 '짠짜라' 악보를 받아보고선, 이거야말로 잘 넘어갈 수 있을지 두려움이 다가왔는데도 말이다.


최종본. 마음을 비우면서 연주하다가도 또 중간중간엔 마음을 졸이기까지 하면서 겨우 촬영을 마쳤다.


2021.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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