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서 새롭게 시작한 드럼은 철저하게 기본기부터 다져나갔다.
과거 두 차례의 레슨은 교육생들의 빠른 적응을 돕기 위해 곡 연습 중심으로 진행됐는데,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에는 연주 주법이나 사지 활용에 있어 한계가 느껴졌다. 물론 처음 배우는데 지루할 수 있는 기본기만 계속할 경우에는 더 빨리 흥미를 잃어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흥미와 기본기의 밸런스가 중요다고 할 수 있는데, 나는 두 차례의 레슨을 통해 기본기의 중요성을 절감한 터라 이번 레슨에서는 다양한 연주 기법과 리듬 패턴 연습을 보다 집중력 있게 하고자 했다.
마침 선생님 역시 그런 방침인지 초반 두 달은 일체의 곡 연습 없이 각종 리듬 패턴 익히기를 집중 교습시켰다. 양팔 중심의 패턴 연습, 사지 활용 패턴 연습, 다양한 필인 리듬 연습 등. 여기에 더하여 어렵고 잘 안될 것 같은 패턴은 1시간 레슨 후 별도 개인 연습까지 하다 보니 어느 정도 몸이 따라가는 느낌이 들었다. 서서히 실력도 붙는 것 같은 자신감마저!
레슨 선생님이 직접 작성한 교본 - 다시 재미를 붙여가는 스트로크 주법과 8비트 리듬 패턴에 대한 내용들이다.
드럼 연습은 분명 오래간만에 가져보는 나의 의지적 활동인 것 같다. 두 달째부터는 1시간 레슨 이후에 항상 별도의 개인 연습을 1시간 더 진행하기 때문이다. 때에 따라서는 일요일에도 학원을 방문하여 2시간씩 연습했는데, 학원을 가기 전까진 망설이다가도 막상 방문하여 연습을 시작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였다. 얼마 전에는 '사랑비'(김태우)라는 빠른 곡을 익히고자 역시 일요일에 방문하여 연습을 진행했는데, 얼마나 정신없이 했으면 연습 후 며칠 동안은 킥을 신나게 밟은 오른발 등뼈가 엄청나게 뻐근하고 욱신거렸다.
양팔 연습을 위한 각종 펑크 리듬. 패턴이 익숙해질 때면 위플래쉬의 주인공처럼 나 역시 미친 듯이 속주를 하고 싶은 욕망이.
이렇게 각종 패턴 연습과 기본기 다지기가 진행된 끝에 12월에 접어들면서 드디어 본격적인 곡 연습이 시작됐다. 그 첫 번째 곡은 바로 김광석의 '사랑했지만'.
2021. 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