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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뽈뽈러 Jun 24. 2022

금요일 오후의 열차 안 풍경

# 경전선 여행


마산역에서 순천역까지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간다.


경상도와 전라도를 이어주는 경전선을 타고서.


대체로 8분 또는 9분마다 다음 역에 도착하는 완행열차.


그렇게 12번째 역에 이르러서야 도착하는 순천이다.


괜스런 갬성이 스멀스멀 올라와서 그럴까.


지나간 과 다가올 역명을 읊어본다.


마산역, 중리역, 함안역, 군북역, 반성역, 진주역, 완사역, 북천역, 횡천역, 하동역, 진상역, 광양역, 순천역.




적지 않은 역을 지나감에도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다.


서울로 오가는 KTX만 타다가 모처럼 시골길을 지나가는 무궁화 완행열차는 색다른 맛이다.


마산, 진주, 하동, 순천 등 주요 역 사이사이의 시골역과 풍경을 천천히 음미할 수 있음이 그렇고,


같은 사람인데도 KTX 승객과는 다른 느낌의, 뭔가 구수한 정감이 느껴지승객들의 모습도 그렇다.


반성, 진상 등 독특한 역명도 재밌다.




평일 오후인데도 승객들이 꽤 많다.


산에서 순천까지 무슨 일로 이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걸까.


어릴 적, 이제는 사라진 비둘기호를 타고 엄마랑 마산에서 삼랑진역까지 다닌 기억이 있다.


지금은 기차가 오지 않는 수많은 간이역을 당시에는 참 많이도 지나갔는데, 오늘이 그런 느낌이다.


많은 승객들도 그렇고.




1시간 50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벌써 순천역 도착이다.


이제 다음 행선지는 여수다.


아이와 함께, 우리를 데리러 올 마눌님을 기다리면서, 경전선 여행의 푸른 시선과 단상을 마무리한다.




2022.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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