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회사원

Chapter 1. 괜찮은 회사원(5)

by 퇴계원클라쓰

후배 대리에게 이러한 얘기를 하며, 물론 나 때와 달리 너는 이미 합격을 한 상황이어서 와닿는 포인트가 다를 순 있을 거란 생각이 들지만, 기본적으로 내가 생각하는 이직은 절대적으로 무언가에 대한 실망감?

결핍이 강했을 때 후회가 없었다고 말해주었다.


첫 번째 이직의 경우 연봉적인 부분? 조금 더 디테일하게 보자면 순수한 내 열정에 대한 보답이 그에 상응하지 못했다고 해야 되나.. 마치 첫사랑에 모든 걸 다 바쳤는데 상대방의 마음은 그 정도로 날 생각 하지 않아 헤어지는 느낌? 어떻게 보면 이성보단 감정이 앞서 보이는 선택이지만 그만큼 회사에 충성을 다했고 열심히 일했었기에 후회는 없었던 거 같다.


더불어 나의 조언이 좋은 방향으로 영향을 끼치기를 바라지만, 회사 차장으로서의 내 입장과 똑같은 한 사람으로서의 입장이 조금 다른 것도 사실이란 말을 덧붙였다.


차장으로서는 내 입장은 팀으로 봤을 때 상당히 안정화되어있고, 그리고 업무를 배울 수 있는 선배와 같이 일하는 동료, 그리고 정확히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대략적으로 봤을 때 받는 연봉의 수준이 높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지금 제안받은 연봉적인 up정도는 크게 중요하지 않아 보이지만, 다만 차장이 아닌 같은 한 사람으로 봤을 때 나 또한 몇 번의 이직을 겪으면서 업무적이나 인간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부분이 분명히 있고, 그리고 그 차이가 크진 않아도 분명히 연봉이 올라가는 건 사실이기 때문에 지금 하는 고민의 가치는 분명히 있어 보인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는 말을 덧붙였다.


생각보다 길고 본격적인 조언이었을까? 평소에 깊은 관계는 아니었는데 진지하게 고민에 대한 답을 해준 점이 고마워서인지, 진심으로 감사를 표하며 그 자리는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그렇게 며칠 후 그 후배 대리가 슬쩍 나에게 다가와 차장님 덕분에 명확하게 결정을 할 수 있었다며 커피를 내밀더니 팀장에게 담담한 말투로 퇴사를 전하는 모습을 보았다.


팀원들은 사실 다 알고 있었지만 팀장의 입장에서는 처음 듣는 소식이었기에 조금 당황한 모습을 보였으나, 그 또한 익숙한 일인지 회의실에서 짧게 면담을 한 후 한숨을 푹 쉬며 나를 불렀다. 새로운 직원 채용과 더불어, 업무 인수인계에 대한 사항을 나와 상의하고 생각보다 덤덤한 표정에 내 표정 때문일까?


A 대리의 이직 사실을 알고 있었냐는 물음에 살짝 고민은 했지만, 그냥 며칠 전에 귀띔정도는 해주길래 대략적인 사실은 알고 있었다라고만 대답을 했다.

본인에게 어느 정도 언질을 해주지 그랬냐는 팀장의 말에 물론 고민은 했지만, 본인이 나갈지 말지도 아직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거 같아 조심스러웠고 어찌 됐건 퇴사자체는 본인이 스스로 말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했다는 나의 말에 그건 그렇지라며.. 그래도 무언가 아쉬운지 고개를 살짝 끄덕이길래 조금은 미안했다.


한 사람이 가게 되면 필연적으로 다른 한 사람이 오게 되기에 당분간은 조금 정신은 없겠지만 이런 것이 회사 생활이지 하면서 담배를 입에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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