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덕호 Dec 21. 2015

팥죽 한 그릇 하지, 동지?


어느 새 동지가 찾아왔다. 우리나라 24절기 중 밤이 가장 긴 시기를 말하는 날이다.

24시간 중 밤의 시간이 가장 길고, 낮의 시간은 가장 짧다.


태양은 양의 기운을 나타내고, 달은 음의 기운을 드러낸다.

그래서 동짓날에 느 귀신이나 악귀가 가장 좋아하는 날이라고 한다. 그래서 예부터 사람들은 붉은 기운이 있는 팥을 먹고 태양처럼, 우리 몸에 있는 붉은 피처럼 양의 기운을 보충하는 것이다. 그래서 귀신이 싫어하는 팥을 먹으며 한해를 마무리하고 또 시작한다.

'작은설'이라고 불려 여지는 동지.

 

팥죽 한 그릇 먹고 붉은 기운을 느꼈으면 좋겠다.

무슨 일을 하던지 힘을 내야 하니까.

사랑도, 심장이 시키는 일이고 또 심장이 감당해내야 하는 일이다.

여하튼 무엇이든지 버티는 힘이 있어야 한다.

사랑도 버팀목이 되어야 하며 사람 또한 버팀목이 되는 것이니까.


우리는 보통 새해가 되면 목표의 목록들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해마다 다이어트를 위해, 관리를 하겠다고 헬스장을 찾는 사람이 1~2월에 제일 많고

자기가 하고 싶었던 공부와 자격증을 공부하는 사람들도 많아진다.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괜찮다.

삶에서 완전한 휴식이라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우리는 휴식이라고 해놓고 어딜 놀러 다니며 몸을 더욱 피곤하게 만들거나 안절부절 정말로 마음 놓고 편히 쉴 수 있는 날이 며칠 되지 않는다.


눈 앞에 보이는 모든 것을 잡으려고 하지 않아도 괜찮다.

모두가 나의 것이기를 바라지만 그것보다도 제대로 된 것 하나를 가지는 사람이 더 행복할 수도 있다.

뷔페에 가면 정말 맛있는 음식들이 많이 있어, 이것 저것 먹을 수 있지만

난 뷔페보다는 한 가지가 정말 맛있는 맛집이 더 좋다.

고기면 고기, 스파게티면 스파게티, 중식이면 중식 그리고 사랑이면 사랑이다. 


꼭 먹고 싶은 음식을 먹고, 꼭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

이 사람 저 사람 뒤죽박죽 섞여서 만나지 말고 때로는 하나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하니까.

그 사람과 둘만이 아는 이야기 공유하며 마음도 전달하고 손길도 느꼈으면 한다.

팥죽은 그런 의미에서 힘을 내기 위해 꼭 먹었으면 한다.


시절 인연이 있듯, 사람들은 시절 음식 또한 있다고 한다.

그 계절에 먹으면 가장 맛있는 음식. 제철음식이라고도 한다.

음식이든 사람이든 다 때가 있다.

시간을 제대로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은 아마 성공이라는 녀석과도 친하게 지내고 있을 것이다.


문득 한해를 되돌아보면 항상 아쉬움이 남으니까.

매 하루를 되돌아보고 아쉬움이 남는 다면 내일을 바라보았으면 하다.

무언의 약속이기도 하다. 내일이 온다는 것.

우리는 그 약속이 당연히 지켜줄 것이라고 착각한다.

그래서 대충, 그냥, 아무렇게나 보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12월은 크리스마스도 있고, 올해의 마지막 날도 있다.

끝은 항상 무엇인가 아련하다. 추운 겨울이기도 하고 한 해 동안 고생한 나를 위해 보상을 해줘야 할 것 같기도 하다. 힘들었고 지쳤을 텐데 그래도 잘 버텨줘서 고맙다는 말을 나에게 건네고 싶다.


팥죽에 동치미처럼 당신 하면 떠오르는 것. 그것을 붉게 사랑해야 한다.

그게 사람이든, 일이든, 당신 스스로든지 말이다.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다.


시린 겨울, 따뜻한 팥죽 한 그릇 하지, 동지?





매거진의 이전글 경험은 무엇이든지 낳고 본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