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발로 걸어가기

무작정 걸어보기

by 김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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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두 다리로 길을 걸어간다.

방 안에만 갇혀 있지 않고 밖으로 나와 길을 걷다 보면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다.


고민거리 한 생각

저녁은 뭐 먹을지에 대한 한 생각

산을 보며, 하늘을 보며 , 밤이 온 것을 보고 또 이런저런 생각들


내가 발 길을 옮기는 곳마다 세상은 날 반겨준다.

10m를 걷기 전과 걸은 후에 본 세상은 조금 다르다.


어제와는 바깥 공기도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가을의 밤은 참 낭만적이다.

무엇인가 익어가는 계절.

생각도 마음도 열매도 조금 더 맛있게 익어가는 계절이다.


공원에서 오랜 시간 걷다 보면 다리가 아플 때도 있다.

그럼 가까운 벤치를 찾아 앉아서 쉬어간다.

내 옆에 작은 벤치가 있다면, 그 정도의 고통은 거뜬하게 이겨낼 수 있다.


밤에 마시는 공기, 벤치에 앉아서 느끼는 밤 하늘

오묘하게 기분이 좋다.


자주 산책을 나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좀 더 자유롭게 걸어봐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발 길이 이끄는 곳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누가 재촉하지도 않고 그냥 내가 가고 싶은 길로 걸어야겠다는 생각.


그렇게 걷다가 밤이 되어도 상관없다.

그 밤이 주는 매력 또한 있으니까.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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