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덕호 Sep 17. 2015

흥분이 필요한 시간

나에게는 약간의 흥분이 필요했다.


얼마 전, 스트레스치수를 측정했다.

우울감, 나른함, 무기력의 증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몸도 많이 지쳐있다고 한다.


사람에게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있다.

교감신경이 흥분하는 것이라면

부교감신경은 그 흥분을 낮추는 작용을 한다.


하지만 나는 교감신경이 안정적인데 비해,

부교감신경이 많이 높게 나온다는 것이다.

내 몸이 흥분하지 않고 있는데, 흥분을 낮추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나에게는 흥분이 필요했다.

어떤 자극이 필요했다.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는 여행지도 좋고,

치맥을 시켜놓고 기다리는 그 시간도 좋고,

눈이 딱 떠지는 매력적인 사람도 좋고,

심장이 터질 듯이 뛰어다니는 축구도 좋고,

귀가 터질듯한 클럽도 좋다.

그렇게 나는 흥분을 하기로 한다.


무엇인가 피하지 않기로 한다.

정면돌파.

나 뿐만이 아닐 것이다.



여행을 떠나면 언제든지 그림을 나의 눈에 담을 수 있다



우리 모두에게는 흥분이 필요하다.

활력소가 필요하다. 우리들의 삶을 더 윤활하게 해줄 것이 필요했다.


무엇이 당신을 흥분시키는지,

무엇이 당신의 심장이 마구 터질 듯이 뛰게 해주는지 알아야 한다.


흥분해도 괜찮다.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도 괜찮다.

자기 자신을 억누르지 마라. 감추지 마라. 애쓰지 마라. 억지로 하지 마라.

나는 나에게 흥분을 허락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 물론, 나를 위해서 말이다. 

균형을 잡기란 쉽지 않다.


평행을 유지하는 것.

서 있는 모든 것은 

어느 한쪽으로 조금만 치우쳐도 쓰러지기 마련이다.

가끔은 오뚝이가 부러웠다.

어떻게 저렇게 넘어지고 나서 쉽게 일어나지?

어떻게 백번을 넘어져도 다시 아무렇지 않은 척 일어나는 거야?


나는 쉽지 않았다. 

사소한 것 하나 하나가 어려웠다.

어릴 때 사진을 봐도 넘어져서 울고 있는 사진이 많았다.

눈물이 많은 아이였던거 같다.


그런데 어릴 때만 넘어지고 어른이 되면 넘어지지 않을 줄 알았다.

휘청거릴 일도 없을 줄 알았고, 평화롭고 안정적일 줄 알았다.

하지만 세상은 우리를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계속해서 엎어지게 만들고,

우리를 미끄러운 곳으로 유도한다.



괘심 하다. 



언제까지 넘어져야 하는 것일까.

산 넘어 산이라 는 말처럼.

한 산을 넘으면 더 큰 산이 우리 앞을 가로막고 있다.

그 산을 오르다 자빠지기도 하고, 거꾸로 지기도 한다.


하지만 많이 넘어지고 나니까 알게 되었다.

넘어졌다고 해서 다시 못 일어날 것도 없고

조금은 아프지만 죽을 정도는 아니고

넘어진 김에 조금 쉬어도 가면 되고

조금은 부드럽게 덜 다치게 넘어지는 법도 배우는 것 같다.



힘내라. 딱 당신이 힘든만큼만 말이다.



그리고 다시 '으쌰' 하고 일어서면 된다.

산에 올라가서 먹는 밥이 더 맛있고, 정상에서 보는 풍경은 그림처럼 보일 것이다.

더 큰 산이 나타났다는 것은 더 멋진 작품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고

나는 넘어지겠지만 그 산을 정복할 것이라는 확신이다. 

나를 믿을 수 있고, 그 산이 어떤 세상을  보여줄지 기대되기 때문이다.


균형을 잡아보자. 

내가 중심을 잡지 못하면 더 크게 흔들린다.

나의 신념과 확신으로 나의 삶을 살아가자.

흔들리지 않기 위해

넘어지지 않기 위해

다시 일어서기 위해

더 큰 나로 성장하기 위해.

내가 보지 못한 나를 만나기위해.

매거진의 이전글 월요일에는 사랑을 할 거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