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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덕호 Sep 26. 2015

무심코 만난 열매






우리 집 텃밭에 작은 수박이 열려있다.

이야기를 듣자 하니, 수박을 먹고 난 뒤 무심코 뱉은 수박씨가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은 것이다.

믿을 수 없이 신기했다.

텃밭 사이에 주먹만 한 크기의 수박이 열린 것이, 뜻하지 않은 만남은 반가웠다.





주먹만한 크기의 귀여운 수박




우리는 각 자 자신만의 텃밭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수만 가지의 씨앗도 가지고 있으며, 매일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물을 주고 햇빛을 비춰준다. 

콩 심은 곳에 콩이 나고, 팥 심은 곳에 팥이 나는 것을 우린 알고 있다.

우리에게는 행복의 씨앗도 있고, 절망의 씨앗, 두려움의 씨앗, 괴로움의 씨앗도 모두 가지고 있다. 

예쁘고 아름다운 꽃의 씨앗도 많은데 이런 씨앗들을 우리는 자신만의 텃밭에 키우고 있는 것이다. 

그 텃밭을 가득 매우게 되는 것이 슬픔의 씨앗이라면 그게 싹을 틔우고 슬픔의 꽃을 피우면 우리는 하루 종일 우울이라는 열매를 받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제 그들에게는 그만 물을 줘도 된다. 

우리는 충분히 힘들었고, 슬퍼했다.

오색찬란한 기쁨의 씨앗, 고귀하고 고운 사랑의 씨앗, 담백하고 순수한 웃음의 씨앗에게 물, 햇빛, 바람을 맘껏 주기 바란다. 


이 세상 한 번도 보지 못한 아름다운 꽃을 보게 될 것이다.     




가꾸는 일이란 참 중요하다.
몸도 마음도 지속적으로 가꾸어줘야 한다. 
땅이 씨앗을 품고 초연하게 키워주 듯 우리 몸은 마음에서 피어나는 것을 태연하게 받아들인다. 

어쩌면 우리는 평생을 가꾸며 살아가야 한다.
사랑, 사람, 마음, 행복과 소소한 흥분까지도 잘 가꾸어 주어야 한다.






혹여나 조심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무심코 뱉은 수박씨에 열매가 열리듯, 우리가 뱉은 작은 말 하나가 

남에게는 상처를 줄 수도 있고, 그 상처가 증오라는 열매까지 자라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심하고 또 신중하자.

자신의 마음에 흉터를 내고 싶지 않은 것처럼 남들의 마음 또한 귀하게 여길 줄 알자.

나 또한 남이 뱉은 작은 말이 가시처럼 날아와 깊숙이 박혀 빼기 힘들었던 경험이 있다.

나 뿐만이 아닐 것이다. 누구나 그런 경험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텃밭을 미움, 시기, 질투, 원망으로 텃밭을 가꾸지 마라. 
그것들의 열매를 좋게 받아들여 먹을 사람은  없다.. 
당신을 위해서, 설렘이라는 작은 씨앗을 품자. 
그리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가꾸자. 
맛있는 삶을 위해서. 당신다운 삶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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