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참 불효자식입니다.
생일이 돌아오면 늘 아버지가 생각납니다.
생일라고 한 상 차려놓고, 미역국 한 술 뜨려 보니
아버지 생각에 울컥, 눈물이 앞섭니다.
'아버지도 이렇게 보내셨을까...'
나이가 들어 눈물이 많아진 줄 알았는데
살며 놓친 것들이 많아 눈물이 많아 졌다 봅니다.
나이가 들어 마음이 뭉글뭉글해진 줄 알았는데
그 세월, 외로이 보내드린 미안함 때문이였나 봅니다.
'불효 자식... 불효 자식,
나는, 참... 불효 자식입니다.'
아버지만 떠올리면 쏟아지던 눈물들이
그리움인 줄로만 알았는데,
못난 자식도 자식이라며 말없이 품어주시던,
아버지의 쓰디쓴 세월에 흐르는 눈물들이였습니다.
아버지의 청춘을 삼켜 살아 온 불효자식은
모든 삶이 아버지의 흔적이라,
아버지 생각이 날 때면 웃음보다 눈물이 먼저 흐릅니다.
생일이라고 미역국 한 사발 앞에 두고 보니
옛 추억이 조용히 스며드는 하루라 온통 눈물뿐이니
생일 미역국은 부모의 눈물을 담아 만들어낸 인생인가 싶습니다.
못난 자식도 자식이라고, 때마다 가슴으로 품어 주시던
나의 아버지는, 자식에게 미역국 한 번 대접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나는 불효자식, 불효자식이 맞습니다.
생일이라고 미역국 한 사발 앞에 두고 보니
이 불효자식이 왜이리도 미운지 눈물이 앞서
더는 한 술도 뜰수가 없습니다.
'빛나리' 작가의 감성
생일을 맞아 미역국 한 사발을 끓여 상 앞에 앉으니 문득 아버지의 얼굴이 떠올라 숟가락을 멈추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저는 아버지 생신 때 미역국 한 그릇 제대로 끓여드린 적이 없었습니다. 가장이기에 식구들 먹여 살린다고 지방 여기저기를 다니며 일하셔야 했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에게 생일날 가족이 오순도순 모이는 것은 허락되지 않은 사치였을지도 모릅니다.
스스로 끓인 국 한 술을 뜨려다 그 긴 세월을 홀로 견디며 고생하셨을 아버지가 생각나 차마 삼키지 못하고 눈물만 떨굽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미역국 위로 아버지의 거친 손마디와 지친 얼굴이 겹쳐 보입니다. 축하받기 위해 차린 이 상이 오늘은 한없이 부끄럽고 죄송스럽기만 합니다. 우리는 부모의 청춘을 거름 삼아 꽃을 피우고서야 뒤늦게 그 뿌리의 고단함을 발견한다는 말을 오늘에서야 가슴깊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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