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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무 Sep 05. 2021

나는 바보였다.

다 잃었다 생각했다.

주저앉아 일어나질 못했다.

눈물에, 아픔에, 앞이 보이 않았다.


핑계를 대고 싶었다.

세상 때문이라고, 다 너 때문이라고

그렇게 핑계를 대고 싶었다.

     

원망하며 소리를 질렀다.     

앞이 캄캄하고 캄캄했다.

서 있을 힘조차 없어 주저 않고 싶었다.    

 

모든 걸 다 잃었다 생각했다.

가진 걸 다 잃었다 생각했다.

내게 남은 건 아무것도 없다 생각했다.  

   

무너진 마음에, 어찌 살아야 하나 싶었다.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싶었다.   

앞이 캄캄해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 줄만 알았다.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렇게 온종일 울었다.

더 이상 울 기운조차 없을 때까지

울고 또 울고 울었다.


어디선가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 눈을 떠보니

울고 있는 가족이 보었다.

 

아버지......

언니......

... 나 보다 더 아프게 울고 있었다.


나와 함께 울고 있었다.

나보다 더 아파하고 있었다.

나만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바보였다.

난, 모든 걸 다 가진 사람이었다.


눈을 떠보니 나의 전부가 보였다.   

  

나는 모든 걸 다 가진 사람이었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었다.


나는... 바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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