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잃었다 생각했다.
주저앉아 일어나질 못했다.
눈물에, 아픔에, 앞이 보이질 않았다.
핑계를 대고 싶었다.
세상 때문이라고, 다 너 때문이라고
그렇게 핑계를 대고 싶었다.
원망하며 소리를 질렀다.
앞이 캄캄하고 캄캄했다.
서 있을 힘조차 없어 주저 않고 싶었다.
모든 걸 다 잃었다 생각했다.
가진 걸 다 잃었다 생각했다.
내게 남은 건 아무것도 없다 생각했다.
무너진 마음에, 어찌 살아야 하나 싶었다.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싶었다.
앞이 캄캄해 아무것도 볼 수가 없었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 줄만 알았다.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렇게 온종일 울었다.
더 이상 울 기운조차 없을 때까지
울고 또 울고 울었다.
어디선가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 눈을 떠보니
울고 있는 가족이 보었다.
아버지......
언니......
... 나 보다 더 아프게 울고 있었다.
나와 함께 울고 있었다.
나보다 더 아파하고 있었다.
나만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바보였다.
난, 모든 걸 다 가진 사람이었다.
눈을 떠보니 나의 전부가 보였다.
나는 모든 걸 다 가진 사람이었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었다.
나는... 바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