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 없이 떠날 수 있기를...

신께 기도드렸다.

by 빛나리

나는,

한 줌 바람, 한 줄 빛,

그 한 줌 바람과 한 줄 빛으로 살아왔으니,

떠날 때도 한 줌 바람, 한 줄 빛으로

가벼이 떠나고 싶다.

바람 있어 숨 쉬며 살아왔고,

빛 있어 견디며 살아왔으니,

그 사이로 가벼이 떠날 수 있기를.

바람처럼 살았으니

바람처럼 떠나고

빛처럼 살았으니

빛처럼 떠날 수 있기를

나는,

바라고 바라는 마음 담아

빛처럼, 바람처럼, 그리 살다

미련 없이 떠날 수 있기를

신께 기도드렸다.




'빛나리' 작가의 감성

어느 날 갑자기 마주한 아픔은 저를 삶의 끝자락으로 데려다 놓았습니다. 그 길 위에서 제가 발견한 것은 무거운 집착이 아니라, 오히려 '한 줌 바람'과 '한 줄 빛'처럼 가벼워지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이었습니다.


지금껏 나를 숨 쉬게 했던 것은 보이지 않는 바람이었고, 모진 세월을 견디게 한 것은 따스한 빛줄기였음을 이제야 압니다. 그러니 떠나는 길 또한 그들과 닮아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누군가에게 무거운 슬픔이 되기보다, 스치는 바람처럼 가벼이, 쏟아지는 빛처럼 살포시 세상과 작별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시는 죽음을 향한 두려움이 아니라, 남은 시간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에 대한 저의 대답입니다. 제게 허락된 남은 날들 동안, 사랑하는 이들과 충분히 눈을 맞추고 따뜻한 온기를 나누며 아쉬움 없는 추억들을 쌓아가려 합니다. 그리하여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순간에는 그 어떤 미련도 덩어리로 남지 않기를, 그저 한 줌의 바람과 한 줄의 빛으로 흩어질 수 있기를 신 앞에 고개 숙여 기도했습니다.


저는 이제 무거운 어제를 내려놓고, 가장 가벼운 마음으로 오늘을 사랑하려 합니다. 떠날 때의 발걸음이 바람처럼 자유로울 수 있도록,


© 빛나리 (Bitnari ㅣ Shining Light) | All rights reserved

ㅣ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빛나리에게 있습니다.

ㅣ 출처 표기 시 공유는 가능하지만 무단 복제 및 2차 가공 사용은 금지합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1. 내가 엄마라서, 너의 엄마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