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한 사발에 아버지가 웃으신다

by 빛나리

막걸리 한 사발에 아버지가 웃으신다.

막걸리 한 사발이 뭐라고 저리도 기뻐하실까?

아버지는 막걸리 한 사발로 하루를 버티셨다 했다.

"힘든 하루 막걸리 한 사발로 마무리할 수 있어 행복하구나"

"막걸리 한 사발에 네가 함께 있어 참으로 좋구나" 하신다.

아버지는 막걸리 한 사발에 내가 있어 행복하다 하신다.

이젠 막걸리 한 사발을 볼 때면 아버지가 생각나겠다.

아버지는 막걸리 한 사발에 김치 한 조각 드시며

"이렇게 삶을 위로받으며 살아왔구나." 하신다.

이깟 막걸리 한 사발이 뭐라고

아버지의 하루가 떠올라 울컥한다.

이젠 막걸리 한 사발만 봐도

아버지가 웃음이 떠오르겠다.

아버지는 막걸리 한 사발에 웃으시고

나는 그 한 사발에 눈물을 떨군다.




'빛나리' 작가의 감성


어릴 적 저에겐 아버지의 술잔은 그저 쓰기만 한 어른들의 음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그 한 사발은 술이 아니라 하루치의 고단함을 씻어내고 다시 내일을 살아낼 힘을 얻는 '생명수'였다는 것을요.


아버지는 안주도 없이 그저 자식 얼굴 한 번 보는 것으로 행복하다 하셨는데 그 마음의 크기를 헤아리지 못한 채 저는 제 앞가림에만 바빴습니다. 오늘 밤, 아버지의 웃음이 담긴 막걸리 한 사발을 앞에 두고 보니 왜이리도 가슴이 먹먹한지, 한 잔 술이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몰랐습니다. 아버지의 막걸리엔 자식들 앞에선 차마 꺼내지 못하는 아버지의 삶이 담겨져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젠 막걸리 한 사발만 봐도 아버지 생각에 눈물이 왈칵 쏟아지니 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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