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브런치 세상
예전 글을 읽다 보면, 어디 쥐구멍이라도 들어가 숨고 싶어진다.
“이런, 이런… 이건 또 뭐람…;;”
그땐 혼자만의 감성에 푹 빠져 썼겠지.
삶도 그렇다.
그 당시엔 몰랐지만,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부끄러움이 먼저 앞선다.
그래도 어쩌겠나. 그 순간들도 결국 나였으니까.
그것도 나고, 저것도 나고, 지금의 나도 결국 나 아닌가.
부끄럽다 생각됐던 과거들도 지우지 않고 살아가기로 했다.
그래서 브런치에 올린 옛 글들도 지우지 않고 시작하기로 했다.
브런치를 떠났던 이유
예전에 누군가가 내 글을 60% 이상 가져다 쓴 걸 보고 기겁하며 도망친 적이 있다.
처음엔 화가 났다. 따지고 싶었다. 그런데 그 글을 읽다 보니 마음이 요동쳤다.
“이건 거의 다 가져다 쓰고 사이사이만 조금씩 바꾼 건데? 내 글이잖아!”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독자의 시선으로 그 글을 바라보게 됐다.
“같은 스토리, 같은 문맥, 같은 글인데 왜? 나는 이렇게 못했지?”
그때 깨달았다. 내 글이 너무 부족했다는 걸.
창피해서, 원작자가 나라는 말을 차마 못 할 것 같았다.
그때 당시 써 두었던 많던 글들을 부끄럽다며 삭제하고, 도망치듯 브런치를 떠났다.
그 작가가 가져다 쓴 글들 몰록들도 모두 삭제했다.
비교당할까 봐. 너무 창피해서,
그 후로 몇 년 동안 글을 쓰지 않았다.
브런치를 다시 찾게 된 건, 누군가의 한마디 때문이었다.
“요즘 글 안 써? 가끔 네가 쓴 글 다시 읽고 싶어질 때가 있더라.
전에 쓰던 『예전자』 단편, 언제 나와?
우리 애는 네 동화 언제 또 나오냐고 묻더라. 재주 아껴 뭐 하게? 써야지.”
잊고 있었다. 내가 글을 썼다는 걸.
집으로 돌아와 예전 글들을 꺼내 봤다.
오랜만에 마주한 낯 뜨거운 글들,
그런데 부끄러움도 잠시, 다시 다듬어 쓰고 싶다는 마음이 더 뜨겁게 올라왔다.
“다시 쓸까...? 이건 너무 좋은데? 아깝다.”
“아까운데... 올려볼까?”
그래서 다시 브런치 문을 열었다.
새롭게 단장한 브런치가 낯설지만 반갑다.
“안녕~ 브런치, 잘 있었니? 언니가 돌아왔다!ㅎㅎㅎ”
떠나기 전, 홧김에 구독을 ‘0’으로 하고 떠났더니
그동안 소통해 왔던 구독자, 작가님들이 어디로 가셨는지 알 수가 없다.
이것 또한 내 몫이지.
“뭐, 그때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구독자 수는 없었지.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ㅋ”
지금 생각해 보면, 도망쳤던 그 모습이 더 부끄럽게 느껴진다.
도망치고 부끄러워해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그 사람이었는데.
솔직히 지금도 좀 억울하고,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왜 그랬을까? 따질걸.
“웅앵웅앵~ 베베베~ xxxxx xxxxxㅌㅌㅌㅌ”
욕이라도 해줄걸.
그랬으면 속이라도 시원했겠지. 글이라도 남겼겠지.
후회해도 이미 늦었다.
하지만 아직 그리 늦진 않았다.
이런 말이 있었던가? 이건 나만 쓰는 언어이다.
다들 이 문장의 어설픔을 비웃을 수도 있다.
그래도 괜찮다. 나는 나니까.
이젠 더 이상 부끄러워하지 않을 거다.
이젠 더 이상 도망치지 않으려 한다.
모자란 대로, 부족한 대로. 매일매일 그저 나답게,
나다움으로 곡식 쌓아 올리듯 글을 써보려 한다.
누가 알겠나.
정말 따뜻한 감성 시인이 될지,
마음을 울리는 동화 작가가 될지.
도전은 지금부터가 시작 아니겠나.
‘다시 시작,
이 말이 참 좋은데?’
그래, 다시 시작!
나는 지금부터 다시 시작하려 한다!
“안녕 그동안 잘 지냈어? 브런치! 잘해보자고!”
출간 작가든 무명이든, 이름이 높든 낮든, 브런치 작가들의 글들이 더 소중이 다뤄졌으면 좋겠다. 그 글들은 원작자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 마음 가져간들 자기 것이 되겠나. 결국 남의 마음 가져 다 쓴 거지.
부끄러움을 아는 작가가 되기를...
부디 누군가의 마음이 짓밟히는 일 없기를,
글의 저작권이 보다 안전하고 투명하게 보호되도록 작가들 스스로도 늘 조심스럽게, 건강하게 글에 다가가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