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렵고 힘든 일들을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 듯 시작하고 보니 어느새 중간까지 와 있었다.
처음 시작할 땐 이 길이 나의 길인지, 이렇게 가는 게 맞는 건지, 영~ 어색하고 힘들기만 했던 일들이라 하지 말까도 생각하고 포기할까도 생각했었다.
해도 해도 내 것이 아닌 듯싶고, 해도 해도 아는 게 없으니 재미도 없어 그만할까도 싶었다.
그래도 하던 것들이 아깝고 이거마저 포기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아 반복하고 반복하며 매일을 그렇게 끝도 모를 일을 해 왔다.
그렇게 하다 보니 어느새 중간까지 와 있었다.
처음엔 어렵고 힘들었던 그 일들이, 이것이 나의 길인지, 내가 하는 일들이 맞는 건지 했던 일들이, 나의 일이 되어 있었다.
아버지 말씀이 틀린 게 없었다. 모르니 당연히 어려운 것이고, 모르니 당연히 힘든 것이고, 모르니 당연히 서투른 것뿐이라고, 누구든 시작할 땐 그렇다고, 하다 보면 알게 되고, 익숙해지게 되고, 알게 되고 익숙해지면 재미도 생긴다는 말씀이 그땐 잔소리만 같았는데 지나고 보니 다 맞는 말씀이셨던 거다.
나이 마흔이 넘어 무언가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은 매운 어려운 일이다.
지금까지 해 왔던 수많은 익숙함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로 간다는 건 우리 같은 중년들에게 마냥 쉬운 선택만은 아니다. 더구나 생활을 해야 하고 자식들 뒷바라지를 해야 할 경우, 선택은 더욱더 어려워진다.
20대의 나의 도전은 못할게 뭐가 있나 싶었고 마음먹은 대로 밀고 나가는 거였다면 마흔이 넘은 나의 도전은 세상을 살아온 만큼 두려움의 무게도 커져 있었다.
지금 이 순간, 내가 도전하려는 모든 일들이 어쩜 젊은 시절의 실패보다 더 힘겨울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해보려 한다. 무엇이든 해보려 한다. 지금 하지 않으면 또다시 돌아오지 않을 중년의 도전 아니겠는가.
나는 그렇게 앞도 알 수 없는 미래를 새롭게 걸어 나가 보려 한다. 앞길을 알 수 없어 되돌아와야 할 수도 있기에 떠나는 이 길이 두렵지만 누가 알까? 가보지 않은 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