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아침부터 글쓰기 욕구가 마구 샘솟나 일찍부터 짐을 싸고 단골 카페로 향했다.
웬일로 사람이 한 팀 만 있어 '앗싸 좋다' 하며 자리를 잡았다.
카페는 거리 두기로 한 테이블씩 떨어져 있어서 먼저 온 연인과 끝과 끝으로 자리를 잡고 앉게 되었다.
'오늘은 브런치에 어떤 작가님들이 어떤 글을 올리 셨을까' 하는 기대감에 브런치부터 열어 읽고 있는데...
저 끝 테이블에서 '쪽쪽' 끌어안고 키스도 모자라 애무까지 하고 있는 게 아닌가?
'미쳤나? 대낮에? 아무리 맞은편에 사람이 없다 해도 그렇지 제정신인가? 나는 사람도 아니야?'
몇 번은 얼마나 좋으면 그럴까 싶어 모르는 척 눈길을 피하고 넘어갔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건 도가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척 불편해지기 시작해 안 되겠다 싶어 '이제 그만 좀 하지.' 하며 시선을 그쪽으로 대놓고 줬다.
여자 친구와 눈이 마주쳤는데 잠시 민망하다는 듯 행동을 멈추고 '소곤소곤' 귓속말을 하더니 조용히 웃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 내가 알고 있어, 다 보인다고. 이제 그만 멈춰 줄래?'
'본인들도 들킨 게 민망할 거야.'
이제 멈출 줄만 알았다. 그런 줄만 알았다.
아니 그래야 하는 거 아닌가?
다시 브런치에 시선을 돌려 작가님들 글을 읽는데... 사람의 느낌이라는 건 왜 이리도 정확한지,
다시 끌어안고 '쪽쪽' 떨어질 생각을 안 한다. 내가 모른다고 생각하는 건지. 이 공간에서 그래도 된다고 생각하는 건지, 매우 불편함을 넘어 불쾌감까지 들었다.
'그래, 처음 몇 번은 니들 사랑, 그거 이해해주겠어. 사람도 없으니까. 근데, 이건 정말 도가 지나치잖아. 그럴 거면 니들 집으로 가던지. 공공장소에서 할 게 있고 하면 안 될 게 있지, 눈치까지 줬는데 이러는 건 좀 너무 한 거 아니야? 이해하고 넘어가는데도 정도가 있지 말이야.'
사랑하는 마음도, 설레는 마음도, 만지고 싶은 마음도, 본인들 사랑의 소중함도 잘 알고 이해도 하겠지만 공공장소를 함께 나누며 쓰고 있는 타인도 어느 정도 '배려'라는 걸 해야 하지 않을까? 아직까지 우리나라 문화에서 공공장소의 애정행각을 참고 보며 '사랑이구나. 둘이 사랑하는 사이구나. 정말 아름다운 모습이야.' 하기엔 불편함이 많다. 거기에 가벼운 키스도 아니고 이게 뭔 짓들이지...
좋은 마음으로 나와서, 좋은 글을 읽고, 좋은 글을 쓰고 싶었지만 '글 작업 시작을 이렇게 하게 되는구나.' 싶어 짜증이 살짝 밀려온다. 나이를 거론하고 뭐라 할 일은 아니겠지만 20대 후반에서 30대 정도 돼 보이는데, 적어도 공공장소에서 해야 할 일들과 하면 안 되는 일 정도는 구분하며 행동했으면 좋겠다.
둘만 좋은 건, 공공장소에서 타인의 시선과 나누지 말고 집에서 둘이 나눴으면 좋겠다.
그럼 누가 뭐라 하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