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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관 편집장 Oct 17. 2022

인생의 흥망성쇠(興亡盛衰)

 우리가 잘 아는 다윗왕의 아들 중에 솔로몬은 처음에 왕위 계승의 후계자의 반열에 들어갈 수 없었다. 아버지 다윗 왕의 부인이 8명이나 되었기 때문이다. 솔로몬에게는 쟁쟁한 경쟁자인 이복형들로 구성된 손위 항렬의 왕자들이 많았다. 또 자신의 아버지 다윗 왕과 어머니 밧세바는 불륜으로 모두의 질시를 받고 아버지는 왕좌에서 하루아침에 쫓겨나게 되었다. 사실 다윗의 용맹함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요 다윗은 왕이 되었어도 항상 전쟁터의 선봉으로 나서서 승리를 거두었기 때문에 백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었다. 그랬던 다윗 왕에게 참모들이 아첨하듯 조언했다. “왕이시여, 왕은 우리 유다의 전부가 아니십니까? 부디 옥체를 보존하시어 이 나라의 번영을 구가하게 하소서. 우리의 국방은 왕이 친히 나서지 않아도 항상 비상태세를 준비하고 있지 않나이까?”하면서 강권했다. 이때부터 다윗 왕은 전적으로 신뢰했던 야훼 하나님의 얼굴을 구하는 일에도 시들해지고, 권태기에 빠지게 되었다. 그러던 차 왕궁에서 바라볼 때 벌거벗고 목욕하는 밧세바를 바라보게 되었던바 한순간에 욕망에 눈이 멀어 버렸다. 그래서 신하들을 시켜 밧세바를 왕궁으로 불러들였다. ‘다윗 왕은 부인들이 많았는데 왜 범죄에 빠져버렸을까?’ 의아하다. 다윗 왕이 밧세바와의 범죄로 불륜을 저지르며 밧세바의 남편 우리아를 죽이는 장면전개는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하다. 다윗 왕은 그를 전쟁터에서 불러들여 거나하게 잔칫상을 차려주며 술을 권하고 아내와의 동침을 권했다. 그러나 우리아는 “전장에 나가 있는 군인의 본분으로서 그런 짓을 할 수 없다”고 거절하며 다윗 왕의 호의를 물리쳤다. 그러자 다윗은 그의 총사령관 요압장군을 몰래 불러 우리아를 가장 처참한 싸움터 가장 앞자리에 보내라는 밀지를 보냈다. 그것도 그를 가장 충성스럽게 섬기는 우리아의 두 손에 꼭 쥐어주면서. 사람의 눈에도 안타깝게 여겨지는데 전능자의 불꽃같은 눈동자에 다윗의 죄는 너무 명명백백한 큰 죄악이었다. 간통죄에 이은 살인죄, 이것이 단초가 돼 결국 다윗은 왕좌에서 하루아침에 쫓겨나는 신세가 되었다. 하나님은 다윗이 순수할 때는 그렇게 그를 아꼈지만 그가 왕이 됐어도 스스럼없이 범죄하고 두려움 없이 악을 추종할 때는 가차 없이 그를 내칠 수밖에 없었다. 사랑의 하나님의 다른 이름은 정의의 하나님이기에 그의 불의를 두고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왕위 계승이 가장 유력했던 압살롬 왕자는 다윗 왕의 신임을 엄청나게 받고 있었지만 낮아진 모습으로 성문 앞에서 왕을 알현하려는 사람들을 기다렸다가 그들의 사정을 들어주며 위로해주었다. 압살롬은 이렇게 백성들의 민원을 처리해주며 입소문이 나 엄청난 백성들의 지지를 받게 되었다. 그러다가 권력에 취한 자들의 숱한 간언에 한순간 기회를 잡았다. 압살롬이 왕위 계승자를 자처하자 압살롬 왕자를 지지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추종했다. 이때 다윗 왕은 피난길에 오르며 침상이 젖을 정도로 날마다 회개기도를 올려드렸다. 그래서 그가 신뢰하는 하나님의 은총을 힙 입어 구사일생으로 다시 왕위에 복귀하게 되었다. 압살롬 왕자는 반역죄로 인해 그가 그리 자랑하던 긴 머리칼로 인해 상수리나무에 대롱대롱 매달리게 되었다. 아버지의 왕좌를 탐했던 압살롬은 마침내 작은 창 세 자루에 찔려 죽었다. 이런 피비린내 나는 왕위 계승자들의 음모가 도사리고 있는데 그럼에도 어린 솔로몬이 왕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미스터리한 비밀이다. 다윗 왕의 부인에게서 난 솔로몬 왕자가 정실부인도 아닌 서자 출신인데 어찌 왕이 될 수 있다는 것인지 도저히 알 수 없는 미스터리인 것이다. 그래서 인생의 흥하고, 망하고, 번성하고, 쇠락하는 흥망성쇠가 흥미로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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