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 18. 11:02. 브런치 작가가 된 후,
지난해 여름, 2023. 7. 18.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아는 지인으로부터 소개를 받아서 정성스럽게 쓴 글 몇 편과 sns주소를 보내었는데 합격을 한 것이다. 나에게 소개해준 그 사람은 아직도 브런치 작가가 되지 못하고 나를 부러워하고 있다. 작가라는 말이 무척 매력적이다. 나도 작가가 되었다고!!
브런치 작가가 되고 난 후 열심히 글을 썼다. 처음에는 그동안 마음에 품고만 있었던 말들이 글로 술술 나왔다. 내 인생을 글로 쓴다면 소설 한 권은 될 것이라 했었다. 마음에 서러움 같은 감정, 억눌러 두었던 억울한 마음, 뭔지 알 수 없었지만 토해내고 싶은 북받쳐 있던 이야기들이 내 속에 쌓여 있어 끝도 없이 나올 것 같았다. 하지만 별로 알맹이가 없다. 내 놓고 보니 응어리 질 것도 없다. 이전에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꿈이 꺾여 울었던 나를 보며 불쌍하고 안타까웠다. 몇 건의 사건이 있었고 그것을 줄로 잡고 있었을 뿐이다.
글을 쓰고 보니 애면글면 넘어지고 자빠지며 잘 살아왔다. 원망으로 가득 찼던 아버지에 대한 감정도 먼저 이해되고, 다음에 나를 위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템포씩 쉬어 가면서 잘 이겨낸 내가 그렇게 자랑스럽다. 내가 그동안 품고 있던 무거운 십자가 같은 것들이 내가 스스로 만든 허상이었다는 것을 몇 편의 글을 쓴 후 바로 알게 되었다. 뭔가 한으로 남아 있다고 생각했던 보따리를 풀고 보니, 정말로 크게 한스러울 것도 없었다. 알 수 없는 안갯속을 걷는 그 딥블루의 감정들을 글로 드러내서 표현을 하고 보니, 내가 쓴 인생각본이 드러나 보였다. 부모님을 이해하게 되고 그 당시 사회적 상황도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이해는 되었을지라도, 상처받고 움츠렸던 내면의 아이는 서러워 불쑥불쑥 올라올 것이다. 이제 겁내지 않는다. 브런치글쓰기로 응어리 보따리 풀기를 해보겠다. 그 안개같은 슬픔이 무엇인지 들여다보기를, 직접 만나보기를 두려워하지 않겠다.
오늘 브런치 글 100회를 올렸다. 글을 잘 쓰려고 노력하는 대신 진심으로 쓰려고 애썼다. 크게 이슈가 될만한 내용도 아니었고 그저 내 마음 가는 대로 글을 썼다. 자연히 나 자신에 대한 글이다. 저절로 그렇게 된다. 대부분이 어린 시절이야기이다. 100회를 쓰는 동안 나에 대해 연구를 한 느낌이다. 기억 못 하던 일이 생각난 것도 있었다. 가장 인상이 깊게 남는 것은 나의 어린 시절의 시대상황에 대해 새롭게 깨달았다는 점이다. 각 시대마다 시대정신이라는 것이 있고 사회적 통념, 관습 등이 존재한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니 당연히 영향을 받는다. 그것을 이해하면서 연결되어 이해된 것들이 참 많다. 글을 쓰는 것은 확실하게 자신에 대해 깊이 알 수 있는 작업이고, 마음을 치유하는 도구임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 1000회까지 가면 내가 어떻게 성장해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