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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운아당 Mar 29. 2024

나무는 공기에 기대어

비스듬히, 정현종

봄바람이 쓸고 간 하늘에는 공기가 파랗게 물들었다. 나무가지는 파란 공기에 기대어 있다

그림책 코칭 강사님이

시 한편을 가지고 왔다.

정현종 시인의 '비스듬히'


혼자 떳떳히 똑바로,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서있는 저 나무는

공기에 기대어 서있다고 한다.

기대고 있던 대상이 맑기도 하고 흐릴 때도 있으니, 나도 따라서 맑기도 하고 흐려지기도 한다. 모든 우주 만물은 서로 비스듬히 기대고 있는 것 같다. 모두 서로 맞닿아 있다.

내 힘으로 서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나도, 수많은 사람과 자연에 비스듬히 기대어 있음을 발견하고 낮아진다.


비스듬히


정현종


생명은 그래요

어디 기대지 않고 살아갈 수 있나요

공기에 기대고 서있는 나무들 좀 보세요


우리는 기대는 데가 많은데

기대는게 맑기도 하고 흐리기도 하니

우리 또한 맑기도하고 흐리기도 해요


비슴듬히 다른 비스듬히를 받치고 있는 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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