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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사람의 관객이 있다면

by 운아당

《단 한 사람만 있어도, 내 삶은 다시 시작된다》

나는 지금껏 꽤 오랜 시간을 수동적으로 살아왔다.
주어진 일을 하고, 기대에 맞춰 행동하고, 주변이 원하거나 요구하는 기준에 나를 맞추며 살아왔다. 그렇게 하루하루는 흘러갔고, 어느 순간 나는 내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원했는지, 나조차 알지 못했다.
그저 살아내기에 바빴던 시간들.
그 시간을 지나오고 나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게 정말 나의 삶일까?”

그런 나에게 어느 날 한 문장이 마음 깊숙이 들어왔다.
“낡은 습관을 버려라. 새로운 습관을 들여라. 그리고 단 한 사람의 관객과 함께하라.”
짧은 말이었지만, 지금까지 살아온 나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나는 분명 바꾸고 싶었다. 하지만 익숙함이라는 이름의 습관이 나를 꽁꽁 묶어두고 있었고, 혼자라는 생각은 어떤 시도도 두렵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 문장은 말하고 있었다.
단 한 사람만 곁에 있어도, 변화는 가능하다고.


세바시 강연에서 배우 차인표와 그의 친구 광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깊이 감동했다.
30년 만에 다시 만난 두 사람은 한때 각자의 꿈을 품고 있었지만, 현실은 다르게 흘러갔다.
광수는 은행원이 되어 살고 있었고, 여전히 가슴 어딘가엔 젊은 날의 꿈이 아물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그 만남은 그에게 다시 용기를 주었고, 그는 20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피트니스 체육관을 열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팬데믹은 그 꿈마저 흔들어버렸다.
그때 차인표는 친구의 곁을 지켰다.
매일 전화를 걸어 위로했고, 친구의 새로운 버킷리스트를 함께하기로 약속했다.
‘머슬 매거진 커버모델’이라는 말도 안 되는 꿈에 그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나도 너와 함께할게.”
그 한마디가 인생을 바꿨다.
차인표는 허리와 관절이 좋지 않은 몸으로 하루 6시간 이상 운동하며 몸을 만들었고, 마침내 친구와 함께 잡지의 표지를 장식했다.


그 이야기를 읽고 난 후,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나는 나의 인생을 위해 무엇을 해보았던가?”
늘 남들의 기대에 맞춰 살아오며, 내 마음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늦지 않았다.
지금부터라도 내 안에 쌓인 낡은 습관들을 하나씩 정리하고,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삶을 찾아 나서보려 한다.
거창한 시작은 필요 없다.
오늘보다 조금 더 나은 선택 하나.
내가 원하는 방향을 향한 작은 걸음 하나면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길을 혼자 가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나에게 위로가 되었다.
내가 나를 믿기 어려운 날,
내가 끝없이 흔들리는 날에도
나를 바라봐 주는 단 한 사람만 있어도,
나는 다시 일어설 수 있다.

관객이 있다는 건,
단순히 누군가가 나를 본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 사람의 시선이 나에게 ‘지켜보고 있어’, ‘포기하지 마’, ‘너는 지금 잘하고 있어’라고 말해주는 것이다.


그 한 사람의 존재가,
때로는 의지보다 강한 힘이 되어준다.

나는 이제 더 이상 내 삶을 외면하지 않기로 했다.
수동적인 삶에서 벗어나
스스로 선택하고, 만들어 가는 인생을 살아가기로 마음먹었다.
비록 시작은 작고, 더딜지라도
이제는 내가 내 삶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누군가의 관객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누군가가 포기하지 않도록
그의 곁에서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보는 사람.
나도 그런 사람이고 싶다.

단 한 사람만 있어도,
우리의 삶은 다시 시작될 수 있다.
그리고 그 단 한 사람이 바로
나 자신부터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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