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인생 마무리

by 운아당

세상에서 끝이 없는 것은 없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정작 자신의 끝이 다가온다는 것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러나 어느 날 문득, 나 또한 노년의 시간이 그림자처럼 곁에 와 있음을 느끼고는 조용히 숨을 고르게 되었다. 마치 누군가 내 어깨를 가만히 두드리며 “이제 네 시간도 천천히 저물어가고 있단다”라고 말해주는 듯했다.


그 순간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마지막이 다가오는 것을 아는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 질문을 품고 있을 때, 예수님의 마지막 장면이 마음속에 떠올랐다. 그분은 자신의 때가 가까운 것을 알고도, 제자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는 사실은 참 내 마음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그분은 떠남을 앞두고도 마음을 닫지 않으셨다. 대야에 따뜻한 물을 붓고, 겉옷을 벗고, 무릎을 꿇어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셨다는 그 이야기. 그 모습은 나에게 뜨거운 감동으로 오래 머문다. 마지막이라는 단어 앞에서 인간은 으레 움츠러들기 마련인데, 예수님은 오히려 더 낮아져, 더 사랑하셨다.


나는 그 장면을 떠올리며 마지막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아, 마지막을 아는 사람은 더 많이 사랑해야 하는구나.

그래서인지 요즘 나는 거창한 목표를 세우기보다,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사랑에 마음이 향한다. 누군가의 지친 걸음을 조금이라도 가볍게 해주는 행동 하나, 오해가 쌓인 마음을 먼저 풀어보려는 작은 용기 하나, 또는 하루의 끝에 조용히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 이런 작은 것들이 내 삶의 마지막을 채워갈 색이 되리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인생은 한 장의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다. 어떤 그림을 그려왔는지는 마지막 색칠을 하고 눈을 감을 때 드러난다. 그 그림이 내가 보기도 좋고 남은 가족도 보기 좋고 세상사람들이 보기도 좋고 하나님이 보기도 좋으면 잘 살아온 거다. 내가 그린 그림이 나조차 보기 싫은 그림이라면 얼마나 슬픈 일인가.

내 삶의 그림을 완성하는 마지막 붓질이 사랑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언젠가 내 시간이 다했을 때, 내 곁에 남은 이들이
“그는 끝까지 사랑을 나눈 사람이었다”라고 말해줄 수 있기를 조용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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